재미있는 생활속 발명이야기-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1850년 첫 발명특허는 상품화 실패
버튼만 누르면 산더미처럼 쌓였던 그릇들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세척해주는 식기세척기야말로 지금까지 인류가 발명한 수많은 발명품 가운데 주부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발명품일 것이다. 식후 설거지는 식전 준비 못지않게 주부들에게는 벅찬 일 중의 하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식기세척기의 발명이었다.
식기세척기란 식기를 자동으로 씻고 건조하는 기계다. 세탁기가 옷 등을 회전시키면서 빤다면 식기세척기는 분사되는 물의 흐름을 회전 노즐에 의해 이동시키면서 그릇을 씻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식기세척기의 발명은 생각보다 늦게 이뤄졌다.

식기세척기가 처음 발명돼 특허까지 받은 것은 1850년의 일이었다. 이때만 상품화가 이뤄졌어도 주부들은 좀 더 일찍 설거지로부터 해방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 특허는 상품화하기에는 많은 개선이 요구됐고, 이 때문에 사장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또 다른 발명가가 그릇을 선반에 올려놓고 사방에서 물을 분사하는 방식의 식기세척기를 만들어보려 했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여성이 설거지가 힘들어 발명
식기세척기의 상품화를 이룬 발명가는 미국 상류층 가문의 여성이었다. 코크레인은 발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여성이었다. 조세핀 코크레인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코크레인은 도우미가 집안일을 하는 만큼 설거지를 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항시  도우미가 준비하는 가족들의 식사를 지켜봤고,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돕기도 했다. 코크레인이 설거지를 돕는 이유는 간단했다. 도우미가 설거지를 하면서 값비싼 고급 그릇들을 자주 깨뜨리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주의를 줘도 도우미가 그릇을 깨뜨리자 코크레인은 도우미를 내보내고 직접 설거지를 하기로 했다.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바로 이때 코크레인은 식기세척기 발명을 결심했다.
건축기사인 아버지 옆에서 설계를 지켜보며 자란 코크레인에게 식기세척기 설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릇을 일정 간격으로 고정시킨 다음 그릇이 깨끗해질 때까지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분사하는 것이었다.

설계를 마친 코크레인은 식기세척기를 만들어 사용해 봤다. 무척 편리했다. 이를 본 친구들의 주문에 이어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밀려들자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착수 했다. 성공이었다. 1886년에는 특허도 등록됐다.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는 우수발명품으로 선정돼 상까지 받았고, 이것이 계기가 돼 미국에는 식기세척기 시대가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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