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사람 - 전통한지공예가협회 심화숙 회장

▲ 심화숙 회장은 한지공예 문화를 확산하고 계승·발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격증반 운영하며 한지공예가 배출
심 회장 “전통도 트렌드에 발맞춰 변해야”

 

닥나무가 주원료인 우리의 전통 종이 한지는 질기고 소박하면서 품위가 있어 서양종이와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예부터 이러한 우수한 한지의 특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으며 이를 활용해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생활공예품을 만들었다. 오늘날에도 역사와 민족적 정서가 함축된 한지를 이용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거나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한지공예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한지공예 문화를 확산하고 계승·발전시키며, 더 나아가 세계로 한지공예를 알리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전통한지공예가협회 심화숙 회장을 만나봤다.

 

다양한 가능성 열려있는 한지공예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만들고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심 회장은 현대공예를 먼저 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지에 그리는 민화를 접하게 됐는데, 그때 한지를 만지고 그리다 보니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한지공예를 배우면서 제 적성에도 잘 맞았고 지겹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더욱 한지공예에 빠지게 된 거죠.”
한지공예의 멋스러움에 매료된 심 회장은 한지를 이용해 옷과 패션 소품, 그림 병풍, 가구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었으며, 전통 한지를 주재료로 각종 공예품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개발하며 실력과 명성을 쌓아갔다. 그러다 한지공예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2001년 사단법인 전통한지공예가협회(이하 협회)를 설립했다. 전국 규모의 조직을 갖추고 있는 협회는 한지공예사 2급, 한지공예사 1급 등의 민간 자격증반을 운영해 교육하며 한지공예가를 양성하고 있다.
심 회장은 한지공예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모르는 것뿐이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지공예를 배우게 되면 다양한 직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10년 20년 배우면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체험교실을 열거나, 공방을 차리거나 작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길이 있습니다.”

 

전통도 트렌드에 맞춰 발전해야
“한지는 다른 종이와 다르게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수성이 뛰어나죠.”
한지의 주재료인 닥나무는 아시아에 분포돼 있으며 일본과 중국의 닥나무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닥나무 질이 제일 좋아 한지로 만들게 되면 다른 나라보다 종이 품질이 뛰어나다.
심 회장은 이런 친환경적인 한지를 이용해 각종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손으로 섬세하게 만드는 한지공예가 구시대 유물로 사라지지 않도록 요즘 트렌드를 접목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통한지공예는 두 가지가 중요한데, 하나는 기술이 사라지지 않게 계승하고 가르치는 것. 다른 하나는 전통을 기본 바탕으로 하되 지금의 트렌드에 맞춰서 개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전통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는 것처럼, 전통을 바탕을 두면서 요즘 트렌드와 결합해 한지공예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해야 해요. 한지로 만든 그릇 등은 깨지지 않고 희귀성도 있는데, 앞으로 이런 장점들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 회장은 전통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전통을 바탕으로 4차산업과 연계시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화할 수 있도록 지원·홍보 필요
심 회장은 “한지가 아무리 좋다고 알려졌지만 한지공예가로 뜨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우리의 전통에 관심을 두고 특화할 수 있도록 지원·홍보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지공예 강사 중에서도 단편적으로만 한지공예를 배워 가르치는 강사들이 많다면서 한지공예에 담긴 이야기와 지혜도 함께 학생들에게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작품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저 단순하게 작품을 만들기만 했던 사람들이 한지공예에 흥미와 관심을 더욱 두게 되고, 더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요.”
심 회장은 마지막으로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전통한지공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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