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 – 충남 천안 야생화 카페 ‘꽃이야기’ 김선애 대표

▲ 카페 꽃 이야기 김선애 대표는 이른 아침부터 야생화를 돌본다. 물 주고 풀 뽑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이 그저 좋기만 하단다.

농촌 사계절이 너무 예뻐요~
드넓은 카페 여기저기에 야생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문 연지 2년 만에 야생화 카페 ‘꽃이야기’는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100여 명이 넘는 손님들이 찾아 눈코 뜰 새 없다는 김선애 대표는 야생화와 인연이 깊다.

“남 달리 꽃을 좋아했어요. 예전 천안 성남면에서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부녀회장을 하면서 지역의 큰 길을 꽃길로 만들어 ‘꽃길 가꾸기 1등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세련된 꽃보다는 시골스럽고 자연스러운 야생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여전히 야생화와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농촌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논농사에, 고추, 고구마, 콩 등 많은 농사를 짓는 김 대표를 보고 주변에서는 무지막지하게 많은 들일에, 집안일에 힘들겠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자연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몸빼바지에 장화 신고 논둑길에 새참을 내가는 새댁시절에도 힘든 것보다는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이 좋았어요. 새참 내가던 빨간 대야에다 들녘에 핀 야생화를 담아 집에 돌아올 땐 그렇게 마음이 풍요롭고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 고생스럽긴 했지만 새댁의 눈에 비친 농촌 풍경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다.

사람과 꽃이 좋다보니...
30년간 농사를 짓던 성남면을 떠나 지금의 자리에 터를 옮기고 난 후에 바로 카페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좋아했던 야생화를 주변 곳곳에 심다보니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러다 보니 거실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게 된 게 지금의 ‘꽃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좋은 게 있으면 이웃과 나누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니. 커피 리필을 원하는 손님에게도 무한정으로 리필해주고, 좋은 야생화는 나눠주고 하다 보니 아들에게  ‘장사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가끔 구박을 받아요.” 김 대표는 아직도 농사짓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아침 일찍 일어나 야생화를 돌보고, 집안 구석구석 노는 땅 없이 심은 고추, 오이, 가지, 상추, 대파 등 다양한 작물에 물을 주고 주변을 가꾼다.  장미, 찔레꽃, 백합, 망초꽃, 접시꽃,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무질서하지만 곳곳에 조화롭게 심겨있다.

                         나는 자연에게 선택받은 사람...

                   야생화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있어  

 일반 카페는 가게 내부만 관리하면 되지만 사실 야생화 카페는 넓은 공간에 이곳저곳 심겨 있는 식물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은 노동력을 요한다. 그래서 카페에서 커피만 내리던 김 대표만 봐왔던 사람들이 우연히 이른 새벽부터 삽과 호미를 들고 카페 여기저기서 야생화를 가꾸고 물을 주는 김 대표의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란다고.

▲ 카페 한 켠 기왓장에 써내려간 김선애 대표의 자작시다. 비 오는 날 감성에 젖어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시상을 따라 쓱쓱 써내려간 시다.

문학소녀! 꿈을 이루다
사실 김 대표는 문학소녀였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수줍은 소녀가 너무 일찍 농사꾼의 아내가 되는 바람에 그 꿈을 펼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카페 곳곳에 소녀스러운 감성이 물씬 풍긴다. 손수 야생화를 수놓은 컵받침에, 앙증맞은 스카프, 액세서리 등이 매장 한 켠에 예쁘게 자리 잡고 있다.

“카페 하면서 종종 수를 놓아 가방도 만들고 수예작품도 만드는데, 친구들한테 뺏기는 게 반이에요(웃음). 그래도 내가 만든 작품들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힘들어도 계속 만들게 되네요.” 김 대표는 외롭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부담 없이 ‘꽃 이야기’를 찾아와 힐링하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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