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 ‘한우(韓牛)’를 말하다

지난 수천년간 우리 민족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한우. 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한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한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온 가축이면서 우리문화의 일부분인 ‘한우’. 한우는 오랜 시간 우리민족과 함께하며 가축을 넘어 마치 한 가족처럼 생각되어 왔다. 한우는 우직하면서도 성실하고 온순한 성질에 끈질기고 힘이 세다. 한우의 이런 성질은 우리 정서에 녹아들어 여러 가지  풍속과 다양한 문화코드도 만들어 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라고 했다.
그 때문인지 우리 민속문화에는 특히 소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당연히 농경문화의 바탕에서 살아온 우리들이기에 농사의 주역인 소가 다양한 풍속과 깊은 관련을 맺어 온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삶의 터전 함께 지켜온 한우
한우는 역사상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유서 깊은 가축이다. 본격적인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한우는 논과 밭갈이에 큰 몫을 차지했고 한우로부터 얻어진 분뇨는 비료로 사용됐다. 일소로서의 용도뿐만 아니라 고기와 뼈, 가죽과 뿔 등은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쓰였다. 때문에 한우는 농가의 재산목록 1호였다.
한반도에서 소와 인간이 함께 생활했다는 증거로는 경남 김해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소 두개골이 농경문화 유물들과 함께 발견된 것. 기원전 2천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을 통해 한반도에서 한우의 역사를 추정해 볼 수 있다. 
1945년경 황해도 안악에서 발견된 안악 고분벽화엔 소를 키우던 우사, 가축을 잡던 도살실 등이 발견돼 좀더 구체적인 한우 활용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학술기록에 따르면 1900년 정도부터 한우가 사육됐다고 나타나 있지만 당시 벽화에는 까만 소, 하얀 소, 누런 소가 나타나 있었고 이를 토대로 2000년 전부터 한우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한우가 실제 농경용으로 사용된 것은 1800~2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초기의 한우는 지금처럼 누런 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황소, 칡소, 흰소, 흑소 등 네 종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종축개량협회가 탄생하고 더 나은 한우를 개량하기 위해 연구하던 가운데 많은 양을 차지했던 황소를 제외한 흑소, 흰소는 한우자격에서 실격됐다. 한편 근래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흑소, 흰소, 칡소에도 한우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품종개발에 힘쓰고 있는 추세다.

 

한우·육우·젖소…나름대로 쓰임새 
한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으로 기후 풍토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고 성질 또한 온순하여 오랫동안 일소로 사랑을 받아 왔다. 털 빛깔은 노란빛을 띠며 크기는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가 난다. 남부지방의 소가 가장 작고, 중부와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크다.
거친 사육관리에 잘 견디며, 번식력도 좋은 편이고, 피부가 튼튼하여 좋은 가죽이 생산되는 등의 장점이 있다. 산업의 발달로 농업의 기계화가 추진되면서 일소로서보다는 고기소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게 되었고, 인공유의 개발로 사육 기간도 종전보다 더 앞당기게 되었다. 현재 보존되고 있는 토종 한우는 털 색깔에 따라 황소, 칡소, 흑소로 나누어진다.


육우(肉牛)는 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살찌게 기르는 소로 ‘육용우(肉用牛)’라고도 한다. 고기 생산용이므로 빨리 자라고 빨리 번식하며 고기의 양과 질이 좋도록 개량되어 왔다. 공통적인 특징은 몸이 둥근 긴 모 꼴이고 등이 넓으며 다리와 다른 부분의 뼈가 가늘다. 비육한 경우 정육률은 60~68%가 되며 잘 비육된다.
젖소는 가축으로 사육되는 소 중 에서 우유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소다. 한국에는 젖소로 개량된 품종은 없으며 모두가 수입한 품종이 계통적으로 번식되고 있다. 한 마리의 젖소가 1년 동안에 생산하는 우유의 양은 약 5,000kg, 유지율은 3.5% 정도로 비유량은 분만 후 1개월 쯤 되면 최고에 달하며, 그 후는 점차로 감소해 간다. 계획적으로 분만시키기 위하여 보통 출산예정 2개월 전부터 건유(乾乳)시키는 것이 보통이며 젖소의 경우는 특히 암소가 중요함은 물론이지만 번식에 이용하지 않는 수컷은 거세(去勢)·비육(肥肉)시켜서 육용(肉用)으로 하거나 응유효소재(凝乳酵素材)인 레닌(반추위에서 추출) 제조용으로 도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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