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에 쏙, 편이장비 어떤 것들이 있나? - 차고 다니는 의자

“차고 다니는 의자는 고추 딸 때 진짜 좋아요. 고추 가까이 가서 좁은 공간에 앉을 수 있고 무엇보다 차고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니 두 손이 자유로워 수확량이 훨씬 많아져요”라고 하는 박정숙씨(72세)는 이 의자 때문에 관절고통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풀뽑기나 얼갈이 작업부터, 고추, 상추, 딸기 등 앉거나 구부려서 작물을 따야 하는 농작업은 보통 비좁고 평탄치 않은 장소에서 이뤄진다. 오랜 시간 동안 좁은 장소에서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며 작업을 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성농업인의 활동을 도와주는 편이장비가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농업회사 법인 (주)길로가 만든 ‘차고 다니는 의자’는 생긴 것은 단순하지만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 제품 개발자 이영호 대표가 '차고 다니는 의자'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품 개발자인 이영호 대표는 뒤늦게 농사를 시작했지만 쪼그려 앉는 밭농사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몸소 체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고 다니는 의자’를 개발했다고 한다. “삼각형의 원리를 이용해 사용자의 생각대로 앉는 형태의 유지가 가능하고, 과장되게 상체를 뒤로 젖히지 않는 이상 뒤로 넘어질 걱정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라며 “생긴 건 간단해도 매우 과학적인 제품이다. 특히 의자 연결 부위에 ‘관절’을 줘 회전반경을 넓게 해 앉아서 방향전환이 가능해 작업반경이 넓어지게 했고, 의자 다리가 사람다리 사이에 위치하게 해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여성농업인들은 아무래도 밭농사가 많고 수확철 고추, 상추, 토마토 작업을 하다 보면 쪼그려 앉게 되고 장시간 허리 펼 틈 없이 일하다 보니 대부분의 고령농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 차고 다니는 의자 실제 활용사례

쪼그려 앉지 않고 편한농사 위해 농부가 개발 
차고 다니는 의자는 여러 가지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삼각형이 원리를 이용해 사람의 두 다리와 의자의 다리를 이용해 험한 지형에 맞게 자유롭게 중심을 잡고 앉게 했으며 의자 다리가 앞으로 기울어져 힘들 때 앉아서 허리를 펴도 넘어지지 않도록 계산 해 설계됐다. 특히 높이 조절이 가능해 고추나 상추, 토마토 딸 때 작물에 맞게 높낮이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어 허리가 아픈 여성농업인들에겐 효자상품이다.

차고 다니는 의자가 좋아 한꺼번에 7개를 구입해 주변 지인에게 나눠줬다는 강릉의 조현선씨는 “이 의자는 특히 하우스, 좁은 공간, 흙에 앉았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보기와 다르게 안정감이 있어서 경사진 곳이나 기존 둥근 의자를 잘라서 앉아야 했던 좁은 공간에도 쉽게 앉을 수 있어 좋더라고요”라며 자랑이 이어진다.

이영호 대표는 “밑판에 뚫린 구멍도 처음에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사용을 하시는 여성농업인들이 피드백을 주더라구요. 밭두렁에 오래 앉아 있으면 자꾸 흙이 덕지덕지 붙어서 이동할 때 의자가 점점 무거워진다고요. 그래서 밑판에 구멍을 뚫어 흙이 달라붙지 않게 했어요”라며 더 깊은 연구와 다각적인 고객의견 수렴을 통해 보다 나은 제품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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