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에 쏙, 편이장비 어떤 것들이 있나?-고추 수확용 의자

여성농업인 수요조사 통해 선호도 높은 장비 보급
노동 끝판왕 고추농사, 수확용 의자 덕분에 노동강도 크게 줄어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농업에 종사하면서 겪는 어려움으로 적은 소득과 힘든 노동을 주로 꼽았다. 특히 농사일은 여성으로서 체력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가사와 병행하는 문제, 농기계와 시설 사용의 어려움 등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특히 근골격계 계통 등의 질환 유병률은 70% 이상으로 일반인구에 비해 15% 내외로 높았고, 척추병증과 기타 등병증은 본인부담금이 일반인구보다 5.08배 높은 등 농사일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바로 여성농업인이다. 결국 농촌에 거주하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여성농업인이 유지되려면 노동강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에서 여성농업인을 위한 편이장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도 올해 한국생활개선강릉시연합회(회장 최순규) 회원 72명에게 고추 수확용 의자를 보급했다. 예산은 1400만 원으로 1120만 원이 보조됐고, 자부담은 280만 원이다. 밭농사할 때 많이 쓰던 작업방석에서 진일보된 고추 수확용 의자는 회원들의 노동강도를 크게 줄여줬다.

▲ 한창 더운 7월 중순부터 고추를 수확하는 여성농업인들의 노동강도를 줄여주고 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한 수확용 의자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장비다.

최순규 회장은 “지원받은 고추 수확용 의자는 회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수요조사를 통해 결정됐다”면서 “원래 고추농사라는 게 좁은 곳에서 무릎 꿇고 허리 굽히고 목은 숙이고 하느라 삭신이 쑤실 수밖에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올해 고추 수확용 의자가 보급되면서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아 좁은 밭고랑을 이동해가며 일할 수 있게 됐다. 당연히 무릎은 꿇지 않아도 되고 허리를 숙이는 각도는 크게 줄일 수 있다. 차양막까지 갖춰진 수확용 의자 덕분에 한여름 뙤약볕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는 점도 회원들이 만족해 하는 부분이다. 어떤 회원은 손선풍기를 달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편하게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흔히들 노동 끝판왕이라고 부르는 고추농사는 밑에서부터 위까지 달려 쪼그려 앉아 허리를 완전 숙여 따야만 하기 때문에 흔히들 노동 끝판왕이라고 일컫는다. 병충해도 많은데다 고추대를 묶고, 농약을 치는 일 등 해야 할 일도 산더미다. 특히 수확은 한창 더운 7~8월경에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 어느 때보다 더운 올해 여름날씨는 큰 걱정거리였다. 강릉시연합회원들도 7월 중순경 수확하기 시작했는데 작년 같았으면 더위를 걱정하는 회원들이 많았을 거라고 최 회장은 귀띔했다. 헌데 고추 수확용 의자 덕분에 더위를 피하면서 몸은 편한 농사가 가능하니 큰 걱정은 덜었다고. 이렇게 일손을 덜어주니 이게 진짜 효자라고 회원들은 만족해했다.

최 회장은 “여성농업인이 원하는 편이장비가 무엇인지 농업기술센터에서 세심하게 신경써서 큰 일손을 덜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은 동력분무기 지원이 될 걸로 아는데 보통 남편이 농약을 치고 아내가 줄을 들고 다니는 2인 1조로 하는 방식이었는데 그걸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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