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현대자동차 목포 하당지점 안광혁 영업부장

현대자동차 목포 하당지점의 안광혁 영업부장은 33년간 자동차 판매에 혼신을 다한 결과, 지난 6월11일 누계 판매 5천대를 달성한 우수 영업사원에게 수여되는 ‘판매거장’에 선정됐다. 그는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매달 15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는데, 이러한 그의 판매기록은 코로나19로 캄캄한 어둠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우리에게 뜨거운 열정과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급식 중단과 농촌체험 관광객 감소, 영농일손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농업인에게 안광혁 부장의 성공담은 시련을 딛고 일어설 소중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고객 상담에 정성 다하면
 상담만 하러 왔던 고객이
 먼저 계약서 쓰자고 하죠”

33년간 이틀에 한 대씩 차 판매
“‘판매거장’이란 현대자동차가 2만여 명의 자사 판매사원 중 자동차 5천대 이상을 판매한 직원을 명예의 전당에 헌정하는 제도입니다. 저는 전국에서 열 번째입니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는 최초죠. 33년간 휴일을 포함해 이틀에 한 대꼴로 판매한 꼴입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후에도 매달 10대 이상을 판매해 ‘판매거장’에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 20년차 전후에 경기가 호황일 때는 한 달에 20대 정도를 팔기도 했었죠. 33년 근무기간 중 한 달에 평균 15대 이상을 판매했으니 매년 1억5천만~2억 원을 번 셈이네요.”

안 부장은 지금은 행정구역상 목포 땅이 됐지만, 영산강하굿둑이 생기고 나서 길도 없는 오지인 무안군 삼양면 옥암리 부주두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여물을 주다가 발을 헛디뎌 쓰러져 돌아가셨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는 41세, 안 부장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한 살 위 형은 권투에 몰두했다. 어머니를 도와 농사일을 하는 건 그의 몫이었다. 그가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에도 10년간 계속됐다. 어머니는 치열한 생활로 살림을 늘려갔다. 동네에서 억척녀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였다.

“제가 판매거장이 된 것은 어머니의 열심히 농사를 짓는 열정과 부지런한 모습을 일찍부터 본받은 게 힘이 됐어요.”
안 부장은 우수한 성적으로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도 취득해 추천으로 삼성과 대우그룹의 문을 두드렸지만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뚜벅이 영업하며 인맥 넓히는데 주력
그는 198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는 자차가 없어 2년간 버스 종점에서 내려 시내를 쭉 밟아오며 전단지를 돌렸다. 안 부장은 영업 석 달 만에 한 농장주의 전화를 받고 화물트럭을 판매할 수 있었다.
자동차 영업을 위해서 그는 특히 인맥 관리에 신경을 썼다. 종친회, 향우회, 학부모회 등을 만들어 재무, 총무, 회장 등 집행부 활동을 꾸준히 하는가 하면, 특히 부부모임은 오래 가고 유대가 강하기에 모임 운영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골프 모임과 배드민턴 모임에도 적극 참여했다. 특히 노인들이 주로 즐기는 파크골프 모임에도 집행요원으로 참여해 회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이러다보니 안 부장이 현대자동차에 다닌다는 것이 알려졌고, 회원들은 차를 살 때 자연스레 그를 찾게 됐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그물을 많이 넓게 펼치는 게 누구나 아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여럿 친목모임은 그물망이 됐고, 자동차 판매영업 성공의 첫 비결이 된 셈입니다.”

안 부장은 지금도 25개 친목회 회원과 5천여 고객들에게 사계절과 명절, 절기에 맞는 짧은 글을 써서 일일이 DM 발송을 한다.
“종전엔 손편지를 보냈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손글씨체와 비슷한 서체를 써서 계절별 건강관리와 자동차에 대한 상식, 생활정보를 곁들인 짧은 글을 보내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꼴로 보내던 것을 요즘은 두 달에 한 번으로 바꿨어요.”
이렇게 편지를 꾸준히 보내다보니 고객들에게 안 부장의 존재감과 신뢰감이 쌓이게 되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편지를 받은 고객 중에는 차를 사러 오는 이들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안 부장은 다른 직원들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해 편지와는 별도로 고객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객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관리를 통해 판매성과를 올리고 있다.

고객의 머릿속에 들어가 상담해야 성공
안광혁 부장이 판매거장에 오를 수 있었던 두 번째 비결은 차량 구입과 관련된 상담 시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 선다는 점이다.
고객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적합한 차량 소개에서부터 자동차보험, 장기간 차량 관리요령, 채권 부담 없이 차를 구입하는 요령, 렌탈 등 다양한 정보를 설명해준다. 고객 상담 시 심혈을 기울이면 상담만 하러 왔던 고객이 먼저 계약서를 쓰자고 나서고, 고객 중 70%가 재구매를 한다고 한다.
안 부장은 고객과 상담하면서 계약을 하자는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는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대다수의 고객들은 상담 뒤 계약을 하자고 하면 한 발 물러선다는 것이다.

한편, 안 부장의 VIP고객 중 요식업을 하는 한 장애인은 차에 대한 애착과 안 부장과의 평생인연으로 차 100대를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가 도요다의 렉서스와 경쟁 중인데, 품질 경쟁력이 높은 제네시스가 렉서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요.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7개월이 걸릴 정도입니다. 앞으로 현대자동차가 외제차에 뺏긴 시장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 부장은 다음의 메시지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5천 명의 고객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어떻게 하면 되돌려 드릴까를 고민하며 도전자의 자세로 영업을 계속하겠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저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도 적극 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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