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센터에서는…화천군농업기술센터 길상면 소장

올 초 따듯했던 날씨와 겨울비로 화천 산천어축제는 낭패를 맞았다. 2번의 연기 끝에 열린 축제는 다시 코로나19로 인해 3주간으로 축소해야만 했다. 지난해 방문객이 184만 명에 달했던 것이 42만 명으로 급감했고, 날개 달린 듯 팔리던 화천지역 농특산물도 12억 원을 예상했지만 5억 원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중심엔 화천군농업기술센터가 있다.

▲ 길상면 소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이상기온,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농업계의 어려움이 컸지만 맞춤정책으로 이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산천어축제 축소·군부대 해체로 지역경제 어려움 커
군 급식 활성화 지원과 출하시장 다변화로 농업소득↑

-대표축제 산천어축제 축소로 어려움이 컸을 것 같다.
날씨야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는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축제를 지속하긴 어려웠다. 피해를 예상했지만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다만 최대한 농업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관과 군부대 등이 나서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둬 위안이 됐다. 대대적인 운동 덕택에 약 5억 원 물량의 농산물이 소비돼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돼 올해 산천어축제에 못 오신 방문객들이 내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오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지역경제가 군부대 의존율이 높다. 농업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화천군민보다 군장병수가 많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지역경제의 60%가 군부대에 의존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래서 국방개혁 일환으로 27사단 해체가 2022년 예정돼 있어 큰 걱정이다. 1개 사단 장병이 8000명 정도인데, 거기다 부사관과 장교 등을 합치면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군납으로 들어가는 농산물의 수요가 2022년부터 급격하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군납 참여 농가와 작목반을 위해 관수·방제시설, 시설하우스, 난방시설, 저온저장고, 집하장, 전처리 장비 등을 지원한다. 올해 새롭게 육성되는 군납 품목은 깐마늘, 당근, 저장배추, 새송이버섯, 양배추, 애호박 등 41가지에 이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농가들 걱정이 많다.
현재 ASF 방역초소를 15곳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바이러스를 가진 야생멧돼지가 계속 출현하고 있지만 방역이 장기화되다 보니 근무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 우선 8시간만 초소를 운영토록 하고 있다. 사실 농장주들이 생계가 걸려 있어 ‘걸리면 끝장난다’는 걸 더 잘 알고 있어 방역에 더 철저하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초소보다는 농장방역과 CCTV를 통한 관제시스템으로 가는 게 예산도 절약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인근 농장에 그물설치를 지원하기도 했다. 농장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모돈 출하도 5월15일부터 철원도축장으로 한정해 시작됐다.

-또 다른 지원책은?
출하시장 다변화를 추진한다. 1기작 중심의 화천에서 생산되는 제철농산물이 가락시장으로만 몰리다 보니 좋은 가격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매해 반복된다. 애호박 65%, 오이 30%, 토마토 25%가 가락시장에만 출하되고 있다. 출하시장만 조정해도 소득을 높일 수 있고, 실제로 긍정적인 지표를 확인했다. 그래서 오이, 애호박 등부터 수도권 외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농업인, 작목반, 법인 등에 생산기반시설과 장비, 저온·유통시설 등을 지원한다. 예산은 자부담 30%를 포함해 1억 원이다. 다만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 위반 시 보조금은 전액 환수조치된다.

-새로운 농업기술센터 이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 농업기술센터 인근으로 7월 신축·이전한다. 접근성을 생각해 입지를 현 농업기술센터 인근으로 정했다. 우선 대농업인 서비스 강화가 가능하다. 농산물 창업보육센터, 친환경농업관리실 등이 들어서고, 농산물 종합가공지원센터와 친환경 유용미생물 배양센터도 운영된다. 특히 부족했던 실증시험포와 유전자 보존포 등의 운영으로 지역특화작목 R&D가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지역의 전문농업인 육성 산실인 화천농업인대학도 신소득작목 교육과 컨설팅 등이 원활해져 농업인들도 곧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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