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기 쉬운 여성농업인정책 - ⑦농업과 지역의 미래인력인 여성농업인 역량강화

전 세계적으로 포용성장이 핵심 의제로 제기되면서 지역격차와 성별격차 해소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각에서 지역격차는 선진국과 후진국 문제로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도시와 농촌 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문제로 나타난다. 성별격차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화두다.
여성농업인들의 삶에는 지역격차와 성별격차가 동시에 묶여져 있다. 따라서 이런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여성농업인 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여성농업인의 전문성 역시 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 나갈 주체적인 역량을 가진 인력으로 육성돼야 한다.

직장인이 자신의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하는 일의 영역에서 성장할 권리를 갖고 있듯
여성농업인의 발전권을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 신기술 습득 등 평생학습권 보장돼야

# 농업 전문성 강화, 발전할 수 있는 권리로서의 교육
‘농업교육은 권리인가? 의무인가?’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아무리 경험이 많은 사람도 70번을 넘기 어렵다. 이모작이나 삼모작 지역은 좀 다를 수 있지만 1년에 1회 이상 경험할 수 있는 농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농업에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농사나 짓지’라고 쉬운 말로 말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 채소, 과수, 특작 모든 영역은 작물의 성장과 재배, 판매, 포장 등 전문적 기술을 요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농사의 전 과정에 걸쳐서 만들고 팔아서 현금(소득)으로 환원되는 과정이 과거와 달리 여성농업인의 손길을 거쳐 마무리된다. 이제 여성농업인이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선 생산, 가공, 판매·기타 등 모든 영역에 걸쳐서 기술과 전문성을 갖춰야 경쟁력 있는 농업을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농업이란 경영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농업교육을 발전권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신기술이나 직무 역량강화, 심지어 인문학 등 교양교육, 인간관계 훈련 등 다양한 교육과정이 조직 활동이나 직업역량 강화 영역으로 제공된다. 교사들 역시 교사연수가 제공된다. 누구나 자신의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자신이 하는 일의 영역에서 성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제 학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생존을 위한 기본도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의 발전권을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 신기술의 습득 등 평생학습권이 보장돼야 한다.

여성농업인에게 있어서 발전권은 1차적으로 농업기술 관련 역량을 높이는 과정이다. 전체적으로 농업 교육과정 참여자의 41%가 여성이지만, 세부적인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전문성을 향상시킬 마이스터교육, 강소농교육, 유통전문가 교육 등 전문성과 자격증이 주어지는 과정에 여성참여율은 18% 수준으로 직업적 전문성을 강화하는 교육에 여성농업인의 참여 비율은 높지 않다.
농업기술 교육의 대부분은 전체 농업인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고 몇 개 교육과정만이 여성농업인을 특화한 교육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향후 교육과정은 여성농업인의 성장에 필요한 전문성(특히 회계, 마케팅, 친환경, 가공 등)을 강화하고 성평등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추진되는 여성농업인 대상 교육은 리더십교육, 유통교육, 귀농귀촌교육, 경영역량강화 교육, 농기계 교육 등으로 구분된다.

# 지역격차 해소...참여역량 증진
농업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전문성은 지역발전의 주도 역량으로서 여성농업인들의 전문성 강화다.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갈 핵심인력의 육성이 중요하다. 현재 지역에서는 마을개발, 지역개발, 인문학, 도시재생대학, 농촌포럼 등 다양한 형태의 주민 역량강화 사업이 반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과정 역시 중복성이 높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교육투어생이 있을 정도로 반복적이다. 따라서 리더양성과정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특히 여성농업인들의 삶의 조건(농사일의 계절성, 마을의 봉건성, 소규모 그룹)의 특성을 반영해 지역참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습 소모임의 적극 육성, 여성리더십 과정 등의 특화 방안 등 여성농업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훈련 교육과정의 보완이 필요하다. 여성농업인의 경우 사회적 경험이 도시와 다르고, 지역에서 맡는 역할도 도시가 복지서비스 중심의 공동체활동이 중심이라면 농촌의 경우 생활서비스+사회서비스가 결합된 형태, 즉 농업생산과 농촌살이를 보완하는 공동체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전문성 강화 교육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 리더십, 자격증 과정, 역할강화 훈련 등이 반영돼 추진돼야 한다. 특히 여성들을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갈 참여 역량으로 성장시키는 과정과 지역사회의 마을개발, 농수축협, 작목반, 사회활동단체, 주민자치 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주도할 역량있는 여성그룹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향후 교육과정은 단순히 여성의 비율(참여율) 증대만이 아니라 성평등 관점에서 지역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있는 여성이 필요하다.

# 변화를 향해 함께 가는 걸음 필요
농업농촌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농업에서 농업농촌과 식품으로 확대되면서 6차산업인력 육성이 화두였다. 앞 다퉈 마케팅, 가공(특히 효소) 관련 교육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농업인들은 교육으로부터 소외돼 있다.
농업전문성 향상 교육은 창업과 연계된다. 개인 농산업기업이든 마을공동체 기업이든 사회적 경제(농장, 협동조합 등)든 대부분 농업교육은 창업과 연계돼 있다. 실지로 창업과 관련한 영역은 교육만이 아니라 컨설팅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즉 농업인 대상 교육만이 아니라 농업인을 지원하는 역량있는 전문가 육성도 중요하다.

여성농업인이 미래사회의 전문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이라는 직업적 영역의 생산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농기계, 영농기술 등)만이 아니라 농업경영(가공, 판매 등)교육, 전문자격증과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공동체 경제활동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등으로 체계적 연계를 통한 전문성 향상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역할을 수행할 여성농업인 중간지원자를 양성하는 것도 커다란 과제다. 최근 여성농업인들의 영농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인들의 경험과 젊은 사람들의 정보력, 유연성이 결합된 농업과 농촌의 변화를 위한 중간지원자를 양성하는 ‘영농여건 개선을 위한 코디네이터 교육’ 등은 향후 중간지원자 인력 육성의 새로운 시도란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란 헤밍웨이의 말처럼 여성농업인이라는 직업이 가치있는 직업으로 당당히 서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여성농업인으로서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발전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성농업인, 교육이 힘이다>

■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농촌 지역사회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소모임 활성화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한ㄴ 회원역량강화 교육을 도별로 진행하고 있다.

가족경영협약 교육으로 양성평등 구현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회장 김인련, 이하 생활개선회)는 농촌지역 내 곳곳에서 ‘학습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살려 지역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여성농업인으로서의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10만이 넘는 회원들이 커지는 조직의 규모와 회원 수만큼 변화된 농촌 환경 속에 조직구성원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조직의 형성배경과 역사를 경험하지 못한 회원과 임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생활개선회에 대한 조직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 조직의 근간을 튼튼히 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전국의 시군회장단을 대상으로 생활개선회의 정체성을 재점검하는 ‘농촌여성지도자 역량강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란 어려움 속에서도 생활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가며 지난 5월27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9개도를 순회하며, 조직의 가장 기초단위인 읍면과 마을단위 소모임 활성화 교육을 진행했다.

60년을 넘어 미래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생활개선회는 교육을 통해 최종적으로 ‘회원이 행복한 조직’‘살아 움직이는 조직’‘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조직’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다양해지는 농촌의 구성원, 회원들의 요구에 부응코자 2021년에도 회원의 결속과 여성농업인으로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제를 통해 교육을 지속해 갈 계획이다.
더불어 농촌지역사회 내 양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해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가족경영협약교육도 전문강사 양성을 통해 강사풀을 조성해 도와 시군단위로 교육을 확대해갈 계획이며, 올해는 8월 18~19일에 대전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 한여농은 올해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해 여성농업인들의 경영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경영능력 향상에 초점

실질 소득 향상 위한 농업 전문성 강화 등 경쟁력 향상 교육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회장 이명자, 이하 한여농)는 올해 경영능력을 높이기 위한 여성농업인 맞춤형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농업인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농가 경영의 실질적 소득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는 교육이다.
FTA 환경에서의 농가의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농가 스스로 경영 분석과 대처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품목전환을 고려하거 있거나 조직화에 대응해 사업 실행 전 가상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구체적 적극적 사업 추진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11월까지 진행 중이다. 총 240명을 대상으로 8차례 진행되는 교육엔 품목 전환이나 경영환경 개선과 변화를 원하는 여성농업인들이 참여한다.

교육 목표는 농가경쟁력 향상과 작목선택과 전환에 대한 능력 배양으로 교육생 스스로 자신의 경영현황을 점검할 수 있게 해 능률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개선 방법과 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전문교육이다. 결산기법을 활용해 농가의 자산 현황이나 손익을 직접 정리하고 분석해 대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환경변화에 대한 계량적 전문 능력을 배양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유지를 위해 생산자의 역할도 모색한다.

주요 교육내용은 ▲FTA로 인한 농업환경의 변화와 여성농업인의 역할 ▲회계의 기초와 활용 ▲농산물 원가산출과 회계실무 이해 ▲결산기법을 활용한 농가의 가상경영환경분석 방법 ▲품목전환, 환경분석을 통한 상품의 변화 ▲현지 조직화 방법 ▲농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장·단기 사업계획 액션 플랜 수립기법 등이다.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 전여농 교육은 간부교육과 사업별 교육, 각 지역별로 진행되는 교육이 있다.

여성농민 자질함양과 의식 고양에 힘써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옥임, 이하 전여농)은 ‘전국 여성농민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여성농민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향상과 민족자주, 민주사회, 조국통일실현을 통해 여성농민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단체다.
전여농은 이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여성농민의 자질함양과 의식고양을 위한 교육’을 주요사업으로 배치하고 지속적으로 회원 교육과 간부육성에 힘쓰고 있다.

사업별로도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는데, 새로운 농업의 방향과 대안을 만들어가는 식량주권위원회에서는 식량주권운동의 배경과 목적에 대한 교육, 토종씨앗 지키기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농생태운동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식량주권교육은 각 도와 시군에 직접 찾아가는 교육도 진행된다.  최근에는 회원들이 직접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토종농사 전문가 양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성평등한 농촌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은 주기적으로 강사 육성 교육이 진행되며, 자주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교육으로 ‘전여농 자주통일 실천단 교육’이 진행된다.

올해는 이런 교육들과 함께 각 지역에서 다양한 소모임을 만들고, 토종, 생태농사, 성평등, 경제, 통일, 역사, 철학, 리더십 등 회원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양성평등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농촌형 성평등 강사단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청년 여성농업인 멘토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전여농은 늘 전체 농업농촌의 변화를 파악하고, 여성농민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청년 여성농민이 함께 참여하는 부분은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청년여성농업인 멘토학교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 농주모의 여성농업인CEO 역량강화 교육은 2004년부터 17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농촌의 여성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꾸준한 교육, 지속적 혁신으로 리더 양성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회장 강부녀, 이하 농주모)는 1993년에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과 권익 신장, 농촌의 복지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 농협 단위로 설립된 여성농업인 단체다. 1996년, 전국 단위 연합회를 창립한 후 본격적으로 여성농업인 교육에 앞장서며 농촌여성들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2004년부터 17년째 지속적으로 여성농업인CEO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며 여성리더 육성에 매진했다. 특히 2006년에 여성농업인 권리 찾기 원년의 해를 선포하고 여성농업인 권리 찾기 운동으로 발전 시켜왔다.

여성농업인의 전문 직업인으로서 의식 함양과 경영자적 마인드, 지도자로서 리더십과 자기 관리 능력을 개발에 중점을 둔 교육, 역량강화 교육 등을 지역별로 실시해왔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지역농산물 가공식품 실습 교육, 여성농업인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6차 산업 관련 교육, 자기개발 프로그램, 더 나아가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에서 응급처치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 등 여성농업인 주체역량강화를 위한 교육들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각 지역별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여성농업인 역량 강화 교육은 교육에 목마른 여성농업인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교육을 통해 여성농업인의 역할과 비전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개인별 교육에 대한 성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농가주부모임은 지금까지의 교육성과를 기반으로 ‘여성이 행복한 농촌, 양성이 평등한 농업’을 꿈꾸며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가려고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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