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임실군 오수면‘도화농원’권미나 대표

▲ 권미나 대표와 남편 한병옥씨

1만평에 4.5kg 1만여 상자 수확…임실복숭아 대표 주자로 우뚝
20년째 복숭아 재배 연구, 자기만의 방법으로 재배기술 실용화

전북 임실(任實)은 이름처럼 열매의 고장이다. 그래서 고추와 복숭아 등 많은 열매 품종들에서 전국적 명성이 있다.
임실군 오수면은 동쪽으로 남원시 덕과면(德果面)과 경계를 이루며 섬진강의 상류인 오수천이 흘러 농사가 자연스럽게 발달된 지역이다. 오수는 불이 난 줄 모르고 나무아래서 잠든 주인을 구한 충견의 전설에서 ‘큰 개 오(獒)’와 ‘나무 수(樹)’를 합한 지명으로도 유명하다.

▲ 도화농원은 지금 수확이 한창이다.

임실 복숭아농장 대표주자
도화농원 권미나 대표(54·오수면 용정길)는 오수면에서 대표적인 복숭아 재배농이다. 재배면적 3만3000여㎡(1만평)에 주요 품종만 해도 유미·미홍·황도 등을 비롯해 15종에 이른다. 복숭아 수확은 6월 중하순부터 수확하는 조생종 ‘미홍’을 시작으로 10월초 극만생종 ‘양홍장’까지 꼬박 4개월 동안 이어진다. 한해 수확량이 대략 4.5kg 상자로 1만3000여 상자쯤 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임실복숭아연구회원들과 함께 독자적으로 개발해낸 ‘개량형 우산식 지주대’ 덕분이기도 하다.

권 대표는 이제 임실에서 알아주는 복숭아 농장의 대표 주자 중의 한 명이다.
이 넓고 풍성한 복숭아 농원이 완성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권 대표는 전남 영광이 고향이다. 영광에서 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물일곱 살에 결혼을 했다. 
“서울 종로에서 남편하고 레스토랑을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경기가 안 좋아지더라고요. 나중에는 IMF도 불어 닥치고, 그러면서 어쩔 수없이 레스토랑 문을 닫고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지요. 그런데 남편(한병옥·62)이 자꾸 고향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자고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생각했는데, 결국은 남편의 고향인 이곳 임실 오수로 귀농을 하게 됐지요.”

친환경재배가 최고 무기
권 대표는 귀농 후 안 해본 농사일이 없었다. 손에 잡히는 데로 농사를 배웠다. 그렇게 귀농 4~5년 쯤 됐을 때인 2000년도 쯤에 남편과 함께 자주 도와주며 일을 다니던 복숭아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귀농 후에도 여전히 막연했어요. 마땅한 작목을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특별히 농사에 애착이 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몇 년 이것저것 하다가 복숭아 재배를 결심했지요. 남편이 종중 땅을 빌려 과수원을 시작했는데, 말이 과수원이지 수확이 이뤄지기까지는 사실상 백수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지요. 몇 번이고 농사를 접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까 생각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도화농원의 특징은 '넓게 심어 낮게 기르는' 방법을 우리만의 방법으로 실용화했다는 것입니다. 임실복숭아연구회원들과 함께 연구를 거듭하면서, 나무의 수형을 넓게 만들어 햇빛을 많이 보도록 하고 낮게 키워 작업이 편리토록 했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개량형 우산식 지주대’는 농촌진흥청 품목별연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산식 지주대는 한마디로 모든 농작업이 편리합니다. 봉지 씌우기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사람을 쓸 뿐 나머지 작업은 모두 남편과 둘이서 해내고 있지요.”

권 대표의 이 방법은 ‘복숭아 개량형 우산식 지주시설’로 지금은 많은 보급이 이뤄지는 등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권 대표는 친환경재배를 최고의 무기로 꼽았다.
가끔씩 제초제의 유혹이 있을 때마다 농장의 미래를 생각했다. 그렇게 친환경 인증과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인증도 일찌감치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남편의 복숭아 열정이 이만큼의 성과를 냈다는 생각이 큽니다. 남편은 자비를 들여가며 일본의 유명한 복숭아 산지를 직접 돌아다녔지요. 지금도 각종 복숭아를 주제로 한 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 재배는 주로 남편이 도맡아서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는 SNS와 홍보 등 주로 판매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지요.”

권 대표는 지금도 지방자치단체나 농촌관련 교육기관의 각종 교육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을 최고의 공부라고 추천한다. 특히 복숭아 관련 재배·가공교육 등은 다 받았다. 전북대학교 농과대학의 복숭아마이스터 과정도 이수했다.
농진청 블로그 기자 10년, 임실군 SNS 서포터즈, 한국생활개선임실군연합회 총무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도화농원만의 방법과 경험으로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복숭아 재배의 그 특별한 노하우를 보고 배우기 위한 견학은 지금도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터득한 복숭아 재배 관련해 뜻있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그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체험농장과 가공 등의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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