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사람 - 보자기공예가

선물에 정성더해 가치 높이는 보자기공예
포장쓰레기 문제 대안에서 ‘문화’로 발전

보자기하면 살림살이를 바리바리 챙겨 한군데 꽉 묶는 천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보자기를 이용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형형색색의 보자기를 엮고 매듭을 지어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보자기 공예는 사람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고 그 수요가 증가해 포장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전국보자기아트협회 경기 북부지역 강은주 지회장을 만나 보자기 공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강은주 지회장은 보자기 공예가 형식적인 포장을 넘어 하나의 문화라고 말한다.

강은주 지회장은 꽃차 소믈리에 등 차 전문가로 활약을 하다 보자기 공예를 접했다. “평소 꽃차 등 제가 다루는 상품 포장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저의 제품을 좀 더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찾았고 그러다가 보자기 공예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는 다양한 색감의 천을 활용해 포장되는 보자기의 멋을 보고 매우 설렜다고 한다. “보자기 공예를 활용해 제품을 포장하니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정서가 물씬 느껴지더라고요.”

 

형식적인 포장을 넘어 문화로
이후 포장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단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보자기 공예를 활용해 포장하면 전달하는 선물에 가치가 더해지는 느낌이에요. 정성스러운 매듭은 선물을 받는 분들에게 정성 가득한 느낌을 들게 하죠. 가끔 포장이 너무 예뻐 풀지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어요. 그대로 보관하고 싶다고요. 이런 점에서 보자기 공예가 포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겠다는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과대포장으로 인한 쓰레기 배출 문제의 대안으로도 보자기는 적절하다. 보자기 천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점 주목받고 있는 보자기 공예
실제로 보자기 공예는 그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년 새 보자기아트협회 회원이 1000여 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보자기 공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전국의 지회장이 모여 회원들을 위한 전시 기획 등의 노력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요.” 강 씨 또한 보자기 공예가 대중에게 더 친근한 분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다.“보자기 공예는 가격부담도 크지 않으면서 무한하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예술이에요. 실용성 또한 있고요. 대중과 멀리 있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 수원시 매홀재 한옥 카페에 전시된 도자기 공예 작품들

농촌여성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는 전문성을 가지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싶은 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보자기 공예가 적합하다고 말한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 계속 사회에서 자기 일을 갖는 게 어려운 현실이잖아요. 그럼에도 수명은 연장되고 있고요. 보자기 공예로 전문성을 키우면 많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문화적 가치도 있으니 보람은 배가 되고요.”

강 지회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저 또한 암에 걸리면서 하던 일을 모두 중단해야 할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다 나았지만, 체력적으로 사회적으로 다시 일을 한다는 게 부담이 됐습니다. 이때 보자기 공예가 제게 많은 힘이 됐어요.” 강회장은 보자기 공예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어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은 주로 출강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소통하는 과정이 삶에 원동력이 된다고. “수업은 주로 플로리스트나 자영업자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많이 듣고 있어요. 최근에는 소창업을 꿈꾸는 젊은 층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고요.”

강회장은 여성농업인들에게도 보자기공예를 적극 추천했다. “강소농이나 가공하시는 분들이보자기 공예를 배운다면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생각해요. 농산물이나 농가공식품을 보자기 공예를 활용해 포장한다면 상품의 가치는 배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야생화 농장이나 벌꿀 농사를 짓는 농촌여성들이 강 씨에게 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적은 비용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보자기 공예는 이미 포장 트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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