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바이러스 무병 묘목 생산기술 확립

‘계통’부터 무병화 추진…보급시기 7년 단축

최근 중부지방에 창궐해 과수농가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과수화상병은 물론, 기후온난화에 따른 돌발 병해충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과수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바이러스 병 없이 건강한 과일 묘목을 생산·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해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과수묘목 시장은 618억 원(2017년) 규모이며,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5대 과종이 전체 판매액의 54%, 생산량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바이러스 검정이 이뤄지지 않은 묘목이 시중에 공급돼 과수원 바이러스 감염률은 평균 45%로 높은 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는 생장이 더디고 생산량이 20~40% 줄며, 과일 당도도 2~5브릭스 정도 떨어지지만 묘목을 구입하는 농민으로서는 묘목 구입 시 감염 여부를 알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농진청은 2030년까지 국내 묘목 유통량의 60%를 무병화묘로 공급한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에 맞춰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개발 ▲국내 육성 품종의 무병화와 원종 공급 ▲민간의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먼저 5대 과종의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을 확립하고, 단계별로 종합화된 매뉴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무병화 묘목은 어린 식물체를 열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 배지에서 자라게 한 후, 세포분열이 왕성한 부분(생장점)을 잘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묘목에서는 가지치기 도구를 소독하고, 매개충(진딧물, 깍지벌레 등)을 철저히 방제하면 경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이러스 감염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육성한 과수의 무병화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라고 농진청은 전했다. 이미 국내 육성 품종의 90.7%인 98개 품종의 무병화를 완료했으며, 품종 개발 전 단계인 ‘계통’ 때부터 무병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생산시스템을 개선해 무병 묘목 보급 시기를 7년가량 앞당겼다.
또한 신품종 육성 단계부터 바이러스의 감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육종 소재로 활용되는 주요 품종의 무병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벍혔다.

올 하반기부터는 민간의 무병화 과수 묘목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무병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와 민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어 기술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진청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과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농진청 중심에서 지자체, 민간까지 확대해 조기에 목표 공급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바이러스 없이 건강하고 우수한 과수 묘목 생산·공급을 통해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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