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을 향상시키는 농촌복지 - 농번기 아이돌봄방

손주 키우는 고령농민들 다수가 돌봄방 이용
부족한 예산 탓에 돌봄·품질아쉬워

 

▲ 평일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주말에는 농번기 아이돌봄방을 운영하고 있다. 농번기가 아닌 주말에도 문을 열고 있어 농가 호응이 좋다.

농촌에서는 주말에도 아이들의 웃음꽃이 피는 어린이집들이 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뫼누리어린이집에서는 4세에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삼삼오오 모여 다 같이 활동을 하거나 급식을 먹는 등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친하는 ‘농번기 아이돌봄방’을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다.

농번기 믿고 맡길 수 있는 ‘아이돌봄방’
농번기 아이돌봄방은 돌봄시설이 부족한 농촌에서 농번기 주말동안 영유아를 안심하고 맡기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이를 돌보면서 농사까지 짓는 여성농업인들은 바쁜 영농철에 아이들까지 돌보기가 버거운데 아이를 맡길 보육시설이 부족해 더 곤혼스럽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농번기 아이돌봄방은 귀농·귀촌을 하는 젊은 세대의 보육문제를 해결해줘 그들의 안정적인 농촌정착을 돕는다.

경남 창원시 여성농업인센터도 평일에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주말에는 농번기 아이돌봄방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농번기가 아닌 평소 주말에도 계속 운영하고 있다.

수업 방식은 보통의 어린이집처럼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체험활동이나 교육과정 등을 진행한다. 6명의 선생님이 돌아가며 아이들을 돌보거나 가르치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수요자가 없으면 문을 열지 않는다.

창원여성농업인센터 문서영 사무장은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은 가족 단위로 농사를 짓거나 대농 위주의 농민들이 많다”면서도 “손주를 맡아 키우며 농사짓는 노인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고령농민의 경우는 농번기에 아이까지 돌보기가 벅차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돌봄방이 생기고 나서 맘편히 농사에 전념할 수 있어 무척 고맙다고. 또한, 돌봄방에 초등학교 저학년 경우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제때 밥을 챙겨 먹거나 사고를 칠까 봐 걱정하는 부모들이 아이돌봄방에 맡기고나서 한숨 덜었다고 한다.

줄고 있는 아이들, 돌봄방 운영도 차질 
그러나 농번기 아이돌봄방은 적은 예산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 사무장은 “운영비가 적어 급식비를 빼고 나면 아이들 활동비가 턱없이 부족해 교재는 기존에 어린이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급식도 어린이집에서 쓰고 있는 재료를 무상으로 빌려 쓰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예산문제도 있지만, 주말에 돌봄방으로 가는 아이 중에는 돌봄방에 가기 싫어하거나 주말에 늦잠을 자고 싶거나 부모와 좀 더 같이 있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있어 운영하면서 걱정도 있단다.

”농번기 주말 동안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기는 좋은 취지이지만 아이들이 매일 돌봄방을 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기에 아이들의 고충도 이해해주고 의견도 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창원지역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농촌에서 농사짓는 젊은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어 아이를 낳는 사람도 적다고 한다. 아이들이 없어 농촌학교가 문을 닫듯이 어린이집이나 아이돌봄방도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문 사무장은 “앞으로 2~3년간은 운영할 예정인데 수요자만 있다면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사무장은 특히 “요즘은 연중 농번기라 자녀를 가진 농민들의 보육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하다”며 “농번기뿐 아니라 평소에도 지원예산에 맞춰 최선을 다해 돌봄방을 운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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