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특화연구소를 가다③ - 경기도농업기술원 버섯연구소

2018년 국회는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 법률은 지역의 특성과 비교우위를 고려해 유망한 지역특화작목 개발과 이를 활용한 산업 활성화를 농업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삼고자 한다. 농촌진흥청도 지역특화연구소 지원예산을 각각 최대 20억 원까지 늘리고 연구소의 추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농업 R&D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 산하 지역특화연구소를 다룬다.

▲ 정구현 소장은 버섯연구소가 신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확립으로 버섯산업 경쟁력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버섯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주도하면서 국산화 기여
친환경방제·생육촉진 적합한 유용미생물 공급

지금의 버섯산업 위상에 기여
우리나라 버섯산업 경쟁력은 네덜란드와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농가수는 줄었지만 점차 규모화되면서 농가당 생산량은 2009년 34톤에서 2018년 69톤으로 크게 상승했다. 산업화로의 긍정적 전망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버섯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기술력은 높지만 저가의 중국산 버섯 유입과 경영비 상승은 위협요소”라면서 “포스트 코로나에서 온라인 거래 확대와 수출물량 증가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유일의 버섯연구기관인 연구소는 기존의 신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보급 확산은 물론이고, 빅데이터 기반 재배관리에 나선다. 퇴비부숙도 의무화에 따라 버섯 수확후 배지를 활용한 유기질 퇴비와 식용곤충의 먹이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도 중점을 둔다.

경기도 주력버섯인 느타리버섯은 전국 생산량에서 70%를 점하고 있는데, 연구소에서 개발한 흑타리와 곤지7호는 농가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재배량이 늘었다. 지난해 농가를 직접 찾아 실시한 오염진단 컨설팅은 자체제작한 키트로 오염률을 기존 36.5%에서 6.2%로 크게 감소시켰다.

버섯농가 노동력 감소와 수확량 증대에 큰 기여를 한 병재배도 연구소의 대표적 개발사례다. 또한 재배기술 개선으론 대표적인 게 청백 LED 활용기술이다. 느타리버섯 농가 70%에 보급된 이 기술은 고품질 버섯과 생산비 절감에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병버섯 자동수확기 등 기자재와 수출용 포장용기, 포장틀 등의 디자인 출원도 대표적 성과들이다. 가공에도 적극 나서 느타리버섯에서 많은 현대인들이 고생하는 통풍의 원인인 요산 축적을 억제하는 물질과 노랑느타리버섯에선 항고혈압과 항당뇨성 물질 추출에도 성공했다.

하태문 연구관은 “연구소 설립 이전에 품종과 자재와 기술 모두를 일본에 의존했었는데 이를 국산화하는데 연구소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최근엔 포화한 수요를 늘리기 위해 백령버섯 실증시험을 추진 중인데 맛과 모양, 기능적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고, 곧 품종을 등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버섯연구소는 최근 친환경농업연구동을 개관하고 기존 버섯연구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업무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제반조건을 마쳤다.

친환경미생물 공급량 점차 증가세
연구소는 최근 친환경농업연구동을 개관했다. 농약을 일체 쓸 수 없는 버섯 특성상 친환경 재배는 사실 연구소의 주연구분야다. 연구동 개관은 버섯뿐만 아니라 정체에 빠져 있는 경기도 친환경농업의 붐을 일으키기 위한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친환경농가는 전국 7만8544ha(2018년 기준)에서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학교급식은 친환경농업의 주요한 판로처다. 경기도 학교급식에서 친환경 농산물 비중은 90%에 육박하는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약사항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비율 확대를 약속했다.

올해에는 학교급식 재료 중 타지에서 들여오는 농산물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다. 슈퍼골드, 춘하당근, 하루당근 등 봄당근 친환경 재배기술 개발을 1월부터 시작했고, 이후 마늘을 포함해 다른 식재료로 확장할 계획이다.

원태진 연구사는 “친환경농산물의 가장 큰 약점은 병해충에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연구소는 2013년부터 친환경 유용미생물 공급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지난해는 역대 최대인 1만3003톤을 도내 18개 시·군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국 공급량은 30%의 이르는 수준이다. 미생물은 방제 이외에도 생육촉진 역할에 주목을 받고 있는데, 연구소는 각 시군에 공급할 원균 선발과 생산·관리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시스템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정구현 소장은 “1992년 버섯시험장으로 출발한 연구소는 친환경농업연구동 개관을 시작으로 버섯분야에서 친환경농업 전반까지 업무범위를 확장할 것”이라면서 “가칭 ‘친환경미생물연구소’ 명칭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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