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익산시 웅포면‘익산굼벵이농장’김덕지 대표

▲ 굼벵이농장을 일구며 제2의 삶을 사는 (사진 왼쪽부터)김덕지·신중범 부부. 뒤에 보이는 것이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굼벵이) 사육장이다.

귀농 5년차 농부로 굼벵이농장 일구며
제2의 삶 가꿔

전북 익산시 웅포면은 금강 하류에 자리한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웅포는 동쪽과 남쪽으로 고도 200m 내외의 함라산, 봉화산, 일치봉 등의 산지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북서쪽의 금강을 따라 긴 충적 평야가 형성돼 있다. 웅포(熊浦)는 ‘곰개나루’로도 불리는 나루터다. 전북 익산지역 금강하류 지역의 주민들은 곰개나루터를 통해 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충청남도 한산으로 넘나들며 생활을 이어갔다.

웅포는 나루터와 입점리고분군이 유명하다. 입점리 구릉 중턱의 고분군은 백제무덤들로 사적 제347호, 지정면적 1만8520㎡에 달한다. 출토된 유물로는 토기류, 금동모자와 금귀고리, 유리구슬 등의 장신구류, 말갖춤(마구), 철기들이 나왔다. 유물들로 보아 5세기경 당시 백제와 일본 간의 문화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유적이기도 하다.

농사는 배움과 정보의 종합,
사회참여로 즐거움 찾아야

그런 웅포를 더 웅포답게 만드는 대표적인 홍보전도사가 있다. ‘익산굼벵이농장’ 김덕지 대표(54·입점고분길 셋터마을)가 그 주인공. 김 대표는 익산시 귀농귀촌멘토위원회 재무이자 귀농 5년차 농부로서, 익산과 웅포와 입점고분군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귀농귀촌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농사를 천직이라고 생각하게 될 줄은 몰랐지요. 살다보니까 운명처럼 귀농을 하게 됐고, 농부가 됐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웅포가 제2의 고향이 되었지요. 지금은 농촌에 사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자연환경도 그렇고 굼벵이를 비롯해 여러 가지 농작물을 가꾸는 일이 너무 즐거워요

김 대표는 전북 정읍이 고향이다. 정읍에서 초중학교를 나왔다. 대학에서는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정읍과 서울 등지를 오가며 사회복지시설에서 오래 근무했다.
“말하기 좀 쑥스럽네요. 결혼을 늦게 했어요. 2002년 서른여섯 살에 결혼을 했지요. 남편은 저보다 더 늦은 나이였지요. 그렇게 서로 늦은 나이에 만나서 아들 딸 낳고 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흙과 자연을 좋아하게 됐고, 농촌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6년 봄에 전격적으로 이곳 웅포 입점고분리로 귀농을 하게 됐지요.”

▲ ‘익산굼벵이농장’서 만든 굼벵이로 만든 각종 제품들

김 대표의 굼벵이 농장은 곤충사육사와 부대시설(먹이제조 등) 3,118㎡. 주요 생산물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생굼벵이), 건조굼벵이, 굼벵이 가루, 굼벵이환, 굼벵이 진액 등이다. SNS 등 다양한 홍보와 판매는 김 대표가 맡는다. 남편 신중범씨(63)는 사육과 작업장 일을 주로 한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고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곤충산업협회 등 다양한 곳을 찾아 묻고 배웠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일이 몸에 배어서인지 즐거운 마음이지요.”

김 대표는 귀농과 함께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 농산물 가공반, 장아찌수업, 발효식품수업, 각종 워크숍 참여, 굴삭기 운전, 농촌성평등 강사교육 등을 닥치는 대로 익혀나갔다.
사회활동 참여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블로그 등 SNS활동을 비롯해 한국곤충산업협회 익산지부 회장, 익산시정보화농업인연구회, 귀농귀촌센터 멘토위원, 웅포면 탁구동아리, 웅포면 의용소방대, 착한농장 참여 등 다양하다.

“많은 귀농인들이 하는 말인데요. 귀농의 성공요건으로 다양한 사회활동을 꼽습니다. 농사는 혼자서는 쉽지 않아요. 다양한 정보와 학습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농사가 고독한 작업이기도 해서 다양한 활동이 활력을 주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체험학습 올스톱,
그래도 문의 이어져 희망

김 대표가 몇 년 전부터 야심차게 준비해온 것이 곤충사육과 관련한 견학과 체험학습장 운영이었다. 지난해부터 참여가 늘면서 올해는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아쉽게도 코로나19 상황을 맞으면서 김 대표의 노력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는 체험학습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코로나19 상황만 진정이 되면 방문하겠다는 신청자들이 제법 이어지고 있지요. 그리고 내년에는 시설도 조금 더 늘려서 찾는 이들에게 좀 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