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최준열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장

확산일로 간편식 시장
국산농산물 판매 안정으로
농촌의 신성장동력 되길...

▲ 최준열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장

2020년을 코로나19만큼 뜨겁게 달굴 사건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쳐 이제 세상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외출 최소화 등으로 사회, 경제, 문화 등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간편식 시장은 ‘집콕족’들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이미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고령화 심화 등 사회구조의 변화로 우리 국민의 식생활 양식도 크게 달라져 가정간편식의 인기는 예상됐으며, 이제는 미래 식품산업을 주도할 대세 중의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간편식은 다양한 형태와 맛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카레에서 즉석밥을 거쳐 최근에는 샐러드, 웰빙도시락, 프리미엄 밀키트 등으로 다양해져 단순한 음식이 아닌, 하나의 식문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관련 시장의 규모도 2015년 1조6800억 원 수준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2조7400억 원으로 2년 만에 63%나 성장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2022년에는 약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간편식은 대기업 위주로 성장해왔다. 현재 C기업은 원료 수급 차원에서 2000㏊ 규모로 전국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하고 있으며, O기업은 농협과 합작 법인을 만들어 밀양공장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지만 2018년 국내 식품제조업체에서 제품 생산에 사용한 농수축산물 원료 중에 국산원료는 31.3%밖에 되지 않는다. 간편식 제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서 간편식을 통한 식품산업의 성장이 농업인의 소득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제는 이런 현실에 주목해 국내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한창 성장 중인 간편식 시장의 연계를 강화해 국산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를 촉진하고, 농가소득을 높여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농촌진흥청은 작물별 가공특성 구명과 실용화, 웰빙 간편 별미밥 확산을 위한 시범사업과 계약재배 추진, 채소류 냉·해동 조건 확립, 고령친화식품 가이드라인 구축, 지역특화작목의 기능성 구명과 식품 원료 등록 등 농축산물의 1·2차 가공과 농가소득의 연계에 힘써왔다.

앞으로는 ‘지역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생산안정화 기반 기술 개발 사업’으로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간편식 원료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 연계한 시스템 구축의 연구 개발과 기술보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차 가공품의 품질기준을 설정하고, 2차 가공품으로 국민 식생활 맞춤형 조리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제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아 위기를 국산 농산물 이용 확대의 기회로 삼고 연구 성과들이 농업·농촌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거듭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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