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조화가 아름다운 작은 마을에,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뒤덮어 점차 생명을 잃어가고 봄의 상징인 새들의 소리가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 바뀌는 짤막한 우화로 시작한다.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농약 사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 20세기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이첼 카슨 교수는 한 지인으로부터 편지를 받고 이 책을 쓰게 됐다. 정부가 모기를 방제하기 위해 숲 속에 DDT를 살포했기 때문에 자신이 기르던 새가 모두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국은 DDT가 무해하다며 이런 항의를 묵살했다. 언론의 비난과 출판을 막으려던 화학업계의 거센 압박에도 이 책은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내 정부의 정책변화와 현대적 환경운동을 촉발했다.

0.1ppm의 아주 적은 양의 DDT가 음식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10~15ppm이 체내에 축적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토양이나 물속에 남아 동식물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통해 독극물이 점차 축적된다. 이후 DDT의 암 유발 증거가 제시되면서 사용금지 품목이 됐다.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농약사용이 환경과 인간생명을 얼마나 위협하는가는 잘 보여준 책이지만 농약사용을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다가왔다. 농약 없이 농사를 짓는 유기농법은 비용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고 사실상 실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농약안전사용 지침만 잘 따라 실천하면 농약피해 방지는 물론 잔류독성이 없는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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