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정조의 공적인 효가 이 시대 진정한 실천 덕목김준혁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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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2  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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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사적인 단계를 넘어
공적인 효로 발전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어렵게 사는
어르신들을 돕고 그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사적인 효에서
공적인 효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이제부터라도
더 본격적으로 실천하자"

   
 

1800년(정조24년) 1월의 정조실록을 보면 깜짝 놀랄 이야기가 있다. 정조의 손바닥이 부어 사용을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정조는 왜 손바닥이 부었을까? 그 이유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병 치료 때문이었다.
혜경궁 홍씨가 갑자기 종기가 났는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정조가 국왕이 된 이후 혜경궁이 종기가 나거나 병이 생기게 되면 정조가 직접 치료를 했다고 한다.

정조는 할아버지인 영조의 병 치료를 위해 의학을 공부했고 그 지식으로 영조를 치료하고 간호했다. 영조가 돌아가신 이후 어머니에게 병환이 있을 때마다 정조가 직접 진단하고 치료했다. 궁중에 있는 내의원 의관들이 할 수도 있었지만 어머니의 은밀한 부위를 그들에게 보이기도 어려웠기에 상당한 의학적 능력을 갖고 있는 정조가 직접 어머니를 진단하고 치료한 것이다.
국왕 재위 내내 어머니 치료를 하던 정조가 1800년 새해가 되자 사도세자의 묘소가 있는 수원에 다녀왔다. 추운 겨울이어서 그런지 정조는 심한 감기에 걸렸다. 바람과 추위를 막을 수 있는 가마를 타지 않고 말을 타고 한양과 수원을 왕복하다보니 심한 독감에 걸린 것이다.

그런 상태로 궁궐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겨울에 전혀 발병하지 않던 종기가 혜경궁에게 생긴 것이다.
정조는 이때부터 자신의 몸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어머니 혜경궁만 생각했다. 직접 종기를 치료하고 지속적으로 환부에 약을 바르고 마사지를 했다. 하루 이틀 한 것이 아니라 10여일을 계속했다.
국사를 위해 신하들과 어전회의를 하고 나서 혜경궁에게 돌아와 다시 병간호를 했다. 그러다가 손이 부어 사용을 못할 지경까지 간 것이다. 정조의 극진한 효행 한 장면이다.

정조는 알려져 있다시피 지극한 효자다. 돌아가신 사도세자에 대한 효도, 살아있는 어머니에 대한 효도, 그리고 할아버지 영조에 대한 효도,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영조는 정조를 효손이라 부르고 큰 도장까지 만들어 줬다.
사실 정조의 효는 일반적인 효행과 달리 한 차원 높이 이뤄졌다. 사도세자에 대한 효를 위해 묘소를 옮기고 원찰인 용주사를 만드는 것보다 그가 살아있을 때 했던 일을 현양하는데 주력했다. 사도세자가 조선의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무예신보라는 병서를 만들었는데, 정조는 이를 계승하기 위해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었다.

자신이 한 일이 사실은 아버지가 한 일이라고 공로를 아버지에게 돌린 것이다.
자신이 하는 토지개혁과 신분제 개혁도 사실은 아버지가 하던 일이고, 그래서 자신의 그 일을 하는 것이라 했다. 이것이 진짜 정조의 효다.
살아있는 어머님께 하는 효도도 중요하지만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예 회복과 진실을 되찾기 위해 그가 했던 올바른 정책을 계승해서 국가의 안전과 발전을 이루게 했던 것이다.
그래서 백성들은 사도세자를 높이 평가했고 그가 이루려던 사회개혁을 지지했다. 이러한 공적인 효가 진짜 정조의 효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우리는 효에 대한 많은 생각과 실천을 한다. 이제 우리의 효는 사적인 단계를 넘어 공적인 효로 발전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어렵게 사는 어르신들을 돕고 그들이 안정되게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사적인 효에서 공적인 효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런 일을 이제부터라도 더 본격적으로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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