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라차자 종자독립 - ②강원도농업기술원‘토종다래’

지난해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커짐에 따라 ‘NO 재팬’운동이 대대적으로 불었다. 실제로 국내 일본기업들의 실적이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우리네 들녘과 밥상엔 여전히 일본산 품종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종자독립, 그 중심엔 각 도농업기술원이 있다. 이에 본지는 자체육성한 품종들을 소개한다. 두 번째는 강원도농업기술원의 토종다래다.

맛·모양·영양성분 뛰어난데다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재배환경 강원도에 알맞고 소과 선호하는 트렌드 적합

▲ 강원도농업기술원 정햇님 연구사는 다양한 크기와 맛, 모양, 수확시기 등을 다르게 한 토종다래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다.

다래는 엄연한 토종과일
“갈증과 번열을 낫게 하며 비·위장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약재”(동의보감)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애 살어리랏다”(청산별곡)
이처럼 역사서나 가요에 등장할 정도로 다래는 대표적인 토종과일이다. 다래·개다래·쥐다래·섬다래 등 4종이 우리나라에 분포돼 있었는데 개화기 이후 외국으로 전해지더니 어느덧 키위가 마치 원조인냥 더 익숙해지면서 다래는 차츰 잊혀져가는 과일이 됐다. 하지만 다래 추출물이 면역 기능성 원료로 식약처가 인정했고, 과실과 줄기에 항암효과가 보고되는 등 기능성 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서 60ha가 재배되고 있으며 점차 늘고 있다.

특히 다래 재배온도는 15℃ 내외로 –32℃에서도 동해 피해가 없어 강원도에서 재배하기 적합하다. 지난 4월 냉해에도 다래농가는 다른 과수농가보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재 원주는 다래생과가 지리적표시제로 등록돼 있고, 인제·영월·평창은 특화작목 육성과 재배단지가 조성 중이다.
이같은 시작은 1999년부터 전국에서 자생하는 유전자원을 수집해 인공교배와 자연교잡 끝에 크기·당도·모양·수확량 등이 우수한 품종의 개발에 성공한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있었다.

다래 품종개발을 주도해 온 강원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정햇님 지도사는 “크기와 당도, 무게, 그리고 수확시기가 각각 다른 청산·광산·그린하트·그린볼·청가람 등을 개발해 최대 두 달 동안 유통이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키위와 달리 표피에 털이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리미엄과 작은 크기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적합한 과일”이라고 말했다.

수확기가 9월 상순으로 가장 이른 ‘청산’은 고당도(18브릭스)와 비타민C 함량이 사과의 21배, 참다래의 3배 이상 높고, 식이섬유도 많다. 참다래는 키위를 우리나라로 들여와 키운 것으로 토종다래와는 차이가 있다. ‘청가람’은 9월 중순에 수확하고, 비타민A 함량이 특히 높다. ‘광산’은 광택과 납작한 모양이 특징으로 9월 하순에 수확한다. 10월 상순에 수확하는 ‘그린하트’는 이름처럼 하트모양이며, 9월 하순경 수확하는 ‘그린볼’은 크기가 작아 와인이나 잼용으로 적합하고, 후숙을 거치면 24브릭스 이상 나온다.

▲ 다양한 종류의 토종다래는 최대 두 달 동안 유통이 가능해 장기간 소비자들에게 판매가 가능해졌다.

저장성과 낮은 인지도는 숙제
자체개발한 품종들은 통상실시와 종묘 보급을 통해 점진적인 재배확산도 이뤄지고 있다. 원주 15ha, 영월 5ha, 인제와 평창 3ha 등 총 48ha가 보급돼 있다. 올해는 영월토종다래영농법인 3곳에 9600주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추가 보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키위는 익숙한데 다래는 그렇지 못한 점은 큰 숙제다.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키위를 들여와 키운 참다래는 과피 털과 큰 크기, 약한 내한성과 내병성의 단점이 있는 반면, 자체육성한 다래는 껍질째 먹을 수 있고, 작은 크기, 강한 내한성과 내병성이 강점이다.   

정햇님 지도사는 “다래는 노년층에게는 다시금 향수를 느끼게 하고, 젊은층에게는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과일로 인식시키고자 다양한 시식회와 콜라보레이션, 학교급식 납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가락동시장 관계인들을 대상으로 그린볼과 그린하트의 시장테스트도 거쳤다. 주로 직거래로 이뤄지는 다래의 대중화를 위해 도매시장 거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테스트 결과 높은 당도, 풍부한 과즙과 향, 한입 크기 등에선 호평을 받았지만 육질이 약하고 물러 후숙시기를 맞추기 힘든 점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향후 재배농가에게 72시간 이내 유통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수확과 출하를 적기에 하도록 하고, 소비자테스트도 계속 추진한다. 장기적으로 도매시장 경매와 가격과 상대방을 정하고 거래하는 정가·수의매매를 추진한다. 저장기간이 짧은 점은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로 해결함으로써 토종과일 다래로 키위를 대체한다는 게 강원도농업기술원의 목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