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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재난지원, 현금지원이 현실적FOCUS-코로나19 재난지원금, 농촌주민들 사용에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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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5  11: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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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0일 수원시 화서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민들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선불카드를 신청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농촌 오지주민들 “신청 힘들고 사용도 불편”
바쁜 농번기와 겹치고 온라인 신청은 꿈도 못 꿔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지급방식은 현금,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선불카드, 지역화폐 등이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주민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등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일 년 중 제일 바쁜 농번기에 온라인 위주의 신청방식, 제한된 사용처 등의 문제로 농민들이 재난지원금을 받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농촌지역 홀몸 어르신들의 경우, 막상 상품권을 받아도 근거리에는 사용할 곳이 없고 그렇다고 상품권을 쓰기 위해 읍내로 나가자니 교통여건이나 건강상태가 여의치 않다. 농촌지역 특성상 고령층이 많아 온라인 신청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농촌주민들은 긴급재난금 신청에서 사용까지 주변에 의지해야만 하는 실정이 답답할 뿐이다.

일부 농촌마을에서는 부녀회장이나 청년 대표가 날짜를 정해 놓고 노인들로부터 카드와 함께 필요한 물품 목록 신청을 받아 시내에서 대신 물품을 구매하는 실정이다.
한국생활개선서천군연합회 구연옥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18일부터 시행되는 지역상품권 신청을 위해서 지역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을 태워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를 순례할 계획이다.
“비료나 농약을 사러갈 때 팀을 짜서 나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이렇게 단체로 나가서 소비하지 않으면 아마 8월 말까지 다 소비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의 말을 전한다.

또한 코로나19로 국민들의 가정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재난지원금에 각 지자체별로 지급방식이 달라 애로를 겪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경우, 재난 긴급생활비는 원하는 대로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등을 지급하는데 구미·안동·상주·문경시 등 4개 시에서는 온누리상품권으로만 지급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카드 사용 생소한 노인들 사용 불편 호소

단말기 부족한 재래시장서 사용 불편
하나로마트 사용 못하는 지자체 농업인 불편 커

경북 상주시에서 농사짓고 있는 김숙열씨는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가 전통시장, 상점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으로만 한정돼 있어 전통시장에 없는 물건 등이 필요할 때에는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을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상주시 관계자는 “상주시에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자체가 없다가 올 7월에 출시하기 때문에 재난 긴급생활비에 온누리상품권밖에 없는 것”이라며 “온누리상품권 말고도 지역내 카드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도 있기에 선불카드로 사용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대구광역시의 이영옥씨는 다양한 재난지원금이 있지만, 막상 농업인을 위해 마련된 재난지원금은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나마 사회적 거리두기 특별지원금 분야별 중에 급식납품(농업인)부분이 농업인 지원금입니다. 하지만 이 지원금도 주 대상이 농업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단체 또는 정부가 코로나19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고 인정한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또한, 급식납품에 출하 문제를 겪고 있는 농업인과 그에 해당하는 자격조건을 갖춘 농업인만 가능하기에 저는 조건에 해당이 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특별지원금은 ‘농업경영체’를 등록한 농업인으로 조건을 갖춘 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 조건이 소상공인 생존자금에 해당하지 않는 농업인과 2월부터 공고일까지 농작물을 생산해 출하한 실적이 있는 자다.
이영옥씨는 재난지원금 지급대상 개선을 간절히 바랐다.
“농작물 출하실적도 일정금액 이상이어야 가능하기에 농사 규모가 작은 사람들은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죠. 애초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농가는 급식납품 농업인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농업인이기 때문에 대구시에서는 농업경영체로 등록돼 있다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녀와 현금으로 교환하기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시골의 부모님에게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보내며 ‘원격효도’를 했던 대도시의 자녀들은 이젠 다시 ‘긴급재난금 효도’를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전남 영암이 친정인 문수미씨는 “신청할 때부터 전화로 계속 설명을 드려도 절차가 복잡하다며 이해를 못하셔서 주말에 직접 찾아 뵙고 설명했다”며 “지역화폐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후에는 사용처가 마뜩찮아 하셔서 어머니께 현금을 드리고 대신 받은 지역화폐로 화장지나 무거운 생필품을 방문할 때마다 사가지고 간다”고 새로운 ‘효 풍속도’를 전했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농촌지역 거주 고령자들은 온라인으로 지역화폐 발급을 받지 못해 뒤늦게 동주민센터에 가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고령의 여성농업인들은 상점과 목욕탕, 미용실 등 일부를 제외하면 마땅히 쓸 곳이 없는데다 평생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이마저도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차라리 현금으로 주지…
충남 서천군 낭평리에 사는 나영점씨(85세)는 최근 40만 원의 재난 지원금을 서천사랑상품권으로 받았지만 사용처가 마땅하지 않아 고민 중이다. 평소 근검절약이 몸에 배 있는 나 씨는 근처 작은 구멍가게조차 자주 이용하지 않는데 그나마 몇 천 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상품권을 내밀기가 겸연쩍다.
나 씨는 “차라리 현금으로 주면 좋았을텐데...이제는 농사도 거의 접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처럼 비료나 농약을 살 일도 없고 재래시장을 찾아도 정식 매장보다는 가판에서 싸게 파는 물건을 사기 때문에 상품권은 영 불편하다”라고 말한다.

시장은 카드도 잘 안받아
전남 광양시는 4월2일 기준으로 주민등록상의 광양시민 모두에게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급형태가 지역사랑상품권카드인 선불카드로 국한돼 카드 단말기가 적은 재래시장의 경우엔 사용이 어렵다.
얼마 전 시에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받았다는 생활개선광양시연합회의 한 회원은 “하나로마트나 지역의 상점 등에서는 카드를 편리하게 쓸 수 있지만 재래시장에서 소액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주로 상품권이나 현금을 많이 사용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엔 시장에도 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이 많지만 주로 가게 규모가 크거나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고, 장사하는 어르신들 중에는 카드 단말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지원금을 주면서 지급 수단을 카드로 국한해 단말기 없이 장사하는 영세상인들에게는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원은 남은 금액을 카드결제가 편리한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주지역 또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로 지급하고 있어 주로 현금과 상품권에 익숙하고 선불카드가 생소한 노인층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은 제주도상인연합회에서 발행하는 제주사랑상품권 외에 제주 행정기관이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이 없어 상품권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는 고령이나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1인 가구의 경우 제한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역사랑상품권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농번기라 정신없어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첫날 농촌지역 읍·면사무소는 의외로 한산했다. 출생년도 뒷자리에 따라 신청하는 5부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창 농번기인 시기에 코로나19로 노동력까지 부족해 농민들은 농사일만으로도 정신없기 때문이다.
전북 부안군의 한 면사무소 직원은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신청 첫 날이라 주민들의 방문이 빗발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한산했다”며 “농번기라 농민들이 많이 바빠 많이들 신청하러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클릭 몇 번만에 온라인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다지만 공인인증서, 스마트폰, 어플 어느 것 하나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생활개선김제시연합회의 한 회원은 “농사일로 동사무소 갈 시간도 없고 온라인으로 해보려고 하다 결국 며느리에게 부탁했다”면서 “아들 내외가 먼 곳에 있었으면 계속 미루다 신청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별로 재난지원금 부익부 빈익빈
경기도 파주의 곤충체험농장 ‘숲속 친구들’의 임형준 대표의 경우 2월부터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 가족단위의 체험객이 전부 취소됐다고 한다. 그 여파는 5월까지 이어져 생계유지조차 힘들어졌다.

임 대표는 “먹고 입는 기본적 소비조차 줄이는 마당에 체험하는데 돈을 쓰지 않는 입장이 나도 이해된다”면서 “최근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로 애완용 곤충이나 표본을 구입하러 오는 손님이 조금씩 늘고 있어 그나마 유지는 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경우 재난기본소득이 전체 도민에게 10만 원씩 지급됐고, 시·군 자체적으로 5만~40만 원이 지급됐다. 포천시는 40만 원으로 지자체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금액 차이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10만 원을 지급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우리 시와 비슷한 포천이 4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건 일회성 예산이나 코로나19로 취소된 행사처럼 불요불급한 예산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우리 지역은 도로 건설같은 SOC예산과 매년 계속 투입돼야 하는 예산이 많은 구조라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 눈치보느라 하나로마트 사용 못해
중앙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경우 하나로마트 사용에 관한 혼란도 문제다. 일부 지자체는 연매출이 10억 원 이하 매장으로 사용처를 제한하면서 농협의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경기 양주시는 농협중앙회 하나로마트를 뺀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사용처로 하나로마트를 쓸 수 없어 난감한 이들이 바로 농업인들이다. 농업인들은 하나로마트에서 식재료와 생필품 구입 이외에도 농협에서 운영하는 자재유통센터를 통한 비료나 농약, 시설자재, 농기계 부품 등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경기도 이천의 한 농업인은 “영농철이 시작되는 3월부터 목돈이 들어가는 게 비료나 자재”라면서 “당연히 이걸 살 수 있게 해야 농업인한테 제대로 된 혜택이 된다”고 의견을 내놨다.
하나로마트 사용이 지자체별로 차이가 나는 건 소상공인들의 반대도 한몫했다. 지난 7일 경기도상인연합회는 대형유통마트인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경한 입장의 소상공인들 때문에 실제로 지자체들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강원도 강릉의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발행한 지역화폐로 하나로마트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들이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하는 걸 적극 반대해 시청이 이들 눈치를 보느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나로마트에서 쓸 수 없다면 그 불편은 고스란히 농업인에게 가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농업인 입장에서 하나로마트 사용이 허용되지 않으면 이번 지원은 효과가 크게 반감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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