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예기자 통신-강원 평창 이정인 명예기자

▲ 강원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의 어름치마을 전경

강원 평창군의 최남단에 자리한 미탄면 마하리는 정선·영월에 비하면 걸쳐 있는 물길의 길이는 짧지만 동강의 절경을 볼 수 있다. 

미탄면 칠족령까지 40분 정도 올라 평창과 정선에 걸쳐 있는 백운산을 넘어가는 전망대에 서면 동강 최고의 풍광이 펼쳐진다. 높은 절벽이 맑은 물과 어우러져 여울을 이루고 있는 어름치마을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어름치와 백룡동굴을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오랜 시간 살아온 마을 사람들에게 동강은 지키고 가꿔야 할 곳으로 우리나라 생태계의 보루로 손꼽히고 영월쪽에서는 동쪽의 강으로 불리운다. 산허리를 감아도는 가파른 비탈 아래로 동강이 흘러 가는 코스 중간의 ‘황새여울’은 옛날에 물살이 워낙 거칠어 떼꾼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미탄면 마하리(어름치마을)는 오지의 분위기가 풍겨나고 어름치마을이라는 명칭은 천연기념물 제259호인 민물고기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어름치는 산란탑을 쌓는 독특한 산란습성을 갖고 있는데 여울의 윗부분에 깊이 5~8cm, 지름 30~50cm, 높이 10~20cm 정도의 돌무덤 모양으로, 바닥의 자갈을 파내고 알을 낳은 후에 파낸 주변의 자갈을 하나씩 입으로 물어와 쌓아 만드는데 오직 어름치만이 이러한 산란행동을 한다.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천연기념물 어름치는 비 올 것 같으면 강물 가장자리, 가뭄에는 강물 한복판에 돌탑을 쌓는 신통방통한 일기 예보관이다. 

다산 정약용이 펴낸 <아언각비>라는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만 출현하는 고유종으로 얼핏 보기엔 20cm의 몸길이의 송어같지만, 잉어과의 일종으로 암갈색 바탕에 검은색 점무늬가 특징이고 산란 후 수컷이 체외수정을 시키면 수정이 완료되고, 이때 작은 자갈을 물어다 덮어 산란탑을 쌓고 사이사이에 모래도 훅 뿌려줘 알에 물과 산소공급도 원활하도록 해준다니 새 생명의 탄생에 신비함과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 천연기념물 어름치

어름치는 모성애가 특히나 강한 민물고기로 하루만에 알들이 깨어나 이 돌탑속에서 주변 위협을 피해 안전하게 지내며 더 자라면 각자 생활터로 떠난다. 알을 낳고 얼마 안있어 몸이 지쳐 얼마 살지못하는 암컷도 있다니 어름치의 종족번식과 모성애가 대단한 강 속의 훌륭한 건축가다. 

5월이면 어름치 산란탑 관찰 할수있는 동강 ‘어름치마을’ 축제가 열리는데 사실 어름치의 생존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인간의 활동이다. 어름치의 주 먹이는 다슬기인데 어름치 서식지에서 불법으로 다슬기를 채취해 점점 먹이가 사라지는 것과 산란기에 행해지는 래프팅이다.

어름치의 산란탑은 수심이 50cm 전후의 얕은 곳에 있어 래프팅 보트가 지나가면 산란탑을 파괴 하므로  다슬기 채취와 래프팅을 삼가하고, 자연환경과 천혜의 생태보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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