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경록소장

수명이 늘면서 노후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가보지 못한 미래, 노후의 안정되고 즐거운 삶을 누리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고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인 김경록 박사를 만났다. 김 박사는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와 미래에셋자산운영관리대표를 역임, 고령사회 돌입 노후생활안정과 자산관리요령을 주제로 한 책 저술, 방송, 강연을 해오고 있다. 특히 김 박사는 노령농민 대상 노후생활안정과 윤택한 생활 관련 많은 연구를 해온터라 기대를 가지고 만났다.
 

1%대 초저금리시대 10억으론 이자 100만원도 안 돼...
기술․자격증 취득해 월200만원으로 노후안정 찾자

예측할 수 없는 미래...
40세 이전부터 노후 준비하라

“통례적으로 50대 초반에서 중반, 법적으로는 60세를 은퇴정년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져있고, 일자리를 잃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이제 노후준비를 더 철저하고 튼튼히 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는 소득이 많아지는 40대 초반부터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젠 코로나19로 인해 보다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에 가구당 한 달 생활비가 얼마나 있어야 필요할지 김 소장에게 물었다.

“종전에는 서울을 비롯한 도시권은 가구당 한 달에 250만 원, 농촌지역은 150만 원이면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불과 10~15년이 지난 지금은 도시와 농촌지역 모두 한 달에 100만 원이 더 있어야 될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모아야 할까. 김 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소득이 많고 적음, 그리고 소득이 안정적이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다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연금과 주택입니다. 각자의 성향과 재정여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주택․농지 상속은 최대한 늦춰야
먼저 공적연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장인들이 재직 중 매월 일정금액을 넣었다가 퇴직 후 매월 월정연금을 수령하는 연금입니다. 이 연금은 휴직했다가 재취업하면 휴직 중 불입 못했던 연금을 추후 납입하면 퇴직 후 월정수령액을 더 늘려 받을 수가 있으니 복직 후에는 반드시 못 냈던 불입연금 넣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에 속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농민은 지역연금에서 관리하는 연금에 반드시 가입해 월불입금 납입 후 노후에 생활 안정을 누려야 합니다. 특히 자영업자와 농민은 정년이 없으니 일을 마칠 때까지 연금수령을 늦춘다면 은퇴 후 납입한 만큼의 많은 연금을 받아 쓸 수 있게 됩니다.”

한편, 부모들은 주택으로는 주택연금을, 농지로는 농지연금을 받아 쓸 수가 있으니 자녀에게 주택이나 농지의 상속을 되도록 늦추는 게 좋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은퇴 후 윤택한 노후생활과 자산증식을 위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 물었다.
“주식은 경기변동과 심하게 연동돼 많은 관찰과 공부가 필요하므로 고령자들이 투자하기 힘듭니다. 부동산은 향후 30년간 인구 감소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투자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이에 부동산 자산에 투자한 후 그 수익을 배당하는 증권화 상품의 일종인 리츠(Reits)가 있는데, 신뢰 있는 투자전문가의 자문에 따라 투자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합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기술 익혀
불시퇴직과 재취업에 대비해야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퇴직 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조기퇴직 후 진로 찾기에 대해 김 소장은 여러 방법을 소개했다.
“불시 퇴직에 대한 대비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에 대비해 반연금·반기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합니다. 불시 퇴직자들은 퇴직금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취업난이 심해 재취업도 쉽지가 않습니다. 치킨집과 같은 소자본 창업도 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창업기술, 초기 투자비용, 점포임대료, 종업원 임금, 매달 고정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경기침체 연동으로 폐업할 수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봉급생활자는 재직 중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목공, 배관, 보일러, 제빵 등의 기술과 주택관리사, 손해사정인 등 기술과 자격증 취득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요즘 같은 1%대 초저금리시대에는 10억 원을 갖고도 월 100만 원의 이자도 못 받습니다. 따라서 기술을 연마해 월 150만~200만 원의 직장을 찾는 게 노후보장에 더 유리합니다.”

은퇴농민, 반연금․온라인기술로
노후부업 찾고 보람도...

김 박사는 은퇴농민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20년 일찍 고령사회를 맞이하면서 은퇴자를 위한 노후생활 가이드책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 일본인이 고령의 은퇴농민을 대상으로 쓴 ‘반농반X의 삶’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이 책 내용을 보면, 예전엔 수명이 짧아 70대 전후에 농사를 마친 뒤 세상을 등졌으나 요즘엔 수명이 길어져 20여년을 더 산다고 합니다. 이에 고령의 농민은 반연금에다기 노동 강도가 약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그럽니다.

요즘 농촌지역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유튜브와 전자상거래 기술를 교육 받아 부업을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체험농사 가이드, 영농 성공사례 강연과 같은 일을 하면서 노후 삶에 보람을 찾아야 합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먹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농촌이 식량생산기지로서 튼튼한 산업기반을 지녔다는 위상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김 소장은 말한다. 이에 농민들도 농업에 대한 긍지를 갖고 지금의 위기를 도시민을 상대로 한 부가사업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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