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최한용 화성시연합회장

▲ 최한용 회장은 생활개선회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고 말한다.

천지개벽. 10년 사이 경기도 화성은 이 단어에 딱 들어맞는 도시다. 동탄신도시, 송산그린시티, 향남신도시 등 연이은 개발이 진행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화성. 660여 명의 회원과 함께 여성농업인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최한용 회장은 화성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화성서 나고 자라 생활개선회장까지
로컬푸드 시스템 활성화…여성농업인 역할 막중

생활개선회로 제2의 눈 뜨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가 있는 봉담, 제가 사는 향남은 1년이 아니라 한 달만 지나도 모습이 달라요. 비 온 뒤 대나무마냥 수 십층 아파트들이 쑥쑥 크고, 아스팔트길이 쭉쭉 생겨요. 논이나 밭이었던 땅들이 개발로 사라지는 걸 막을 수 없잖아요. 생활개선회도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죠.”

개발로 회원들이 줄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15개 읍·면·동의 화성시연합회원은 약 660여 명이다. 각 읍·면·동별로 회원수가 정해져 있는데 가입 희망자가 끊이질 않는다고. 그래서 동탄을 제외한 곳은 농지원본이 있는 경우에만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그것도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그렇다면 왜 인기가 많은 걸까. 생활개선회 활동으로 인한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그린농업기술대학 입학 시 가점이 주어진다. 채소과·친환경농업과·생활원예과·농산물가공과 4개 대학과정과 농업경영CEO과 대학원과정으로 운영되는 그린농업기술대학은 각 30명씩 모집하는데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 역시 3기 졸업생으로 이 대학 10학번이다. 2008년 생활개선회 가입과 2010년 그린농업기술대학 입학은 최 회장의 인생을 많이도 변화시켰다.

“남편과 저는 화성토박이에요. 하지만 당시 시골이었던 화성을 벗어나고 싶었고, 남편도 수원에 집을 사 잠시 도시살이도 해봤지만 다시 화성으로 돌아왔어요. 곡부 공씨 집성촌에서 시작된 시집살이로 그땐 집 밖 외출도 쉽지 않았어요. 생활개선회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집안 분위기는 마뜩치 않아 하셨죠. 하지만 집안일이며 농사일이며 부족한 점 일체 없도록 다 끝내고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니 점점 응원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어요. 향남읍 회장도 남편이 도전해보라고 오히려 추천했어요.”

사회활동에도 눈 떠
마치 매어있던 소의 고삐가 풀리듯이 생활개선회 활동을 신명나게 했다는 최한용 회장. 이후 본격적인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생활개선회 대표로서 인근 광주 나눔의 집에 명절 전 꼭 찾아 안부인사를 올리는 것부터 매년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열리는 동탄복합문화센터에도 참석했다.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화성의 주요축제는 송산포도축제, 가을국화축제, 햇살드리축제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9월 이후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매번 축제마다 힘을 보탰던 생활개선회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축제도 축제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판로가 막혀버린 농가가 많아진 게 더 큰 문제다.

“감자와 배추, 고추 등의 몇 가지 농사를 짓고 있지만 사실 규모는 크지 않고, 우리 가족이 먹을 만큼 짓고 있어요. 코로나19로 대농은 대농대로 소농은 소농대로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도 다행인 점은 화성은 로컬푸드 시스템이 촘촘히 잘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도 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에 소규모지만 납품하고 있으며, 꽤 많은 회원들도 로컬푸드매장 덕분에 판로 걱정을 덜 수 있었다고. 당일 수확·판매를 원칙으로 생산자와 출하일자, 생산지역을 알 수 있는 실명제로 운영되는 로컬푸드매장은 2014년 4월에 농업기술센터 인근에 봉담점을 시작으로 지역상생의 촉매역할을 해내고 있다.

“화성이 로컬푸드매장이 잘 운영되는 것 같아요. 우리 회원들을 포함해 여성농업인에게 유용하면서 활약할 점이 많아요. 생활개선회도 앞으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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