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농업으로 상생한다 -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과 삭막한도시를 뒤로하고 농촌의 여유로운 삶과 자연을 꿈꿀 때가 있다. 그렇지만 막상 기회가 주어지면 실천을 주저한다. 준비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농사는 어떻게 지어야 할지, 어떤 작물을 심을지 등.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도시농업은 옥상텃밭, 베란다 정원, 학교텃밭 등 도심 속에서도 다양한 농업활동을 통해 여유와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도시 속에서 농업만을 즐기는 게 아니다. 도시농업을 통해 농업을 이해하고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끼고 치유와 힐링을 얻는다. 더 나아가 가족 간 소통과 공동체 문화조성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도시농업에 관련된 사업, 다양한 사례 등을 소개한다. 두 번 째로 아파트 단지에 텃밭을 조성해 이웃과 소통의 장을 만든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를 만나봤다.

▲ 아파트 공유지 공간이 쓰레기장처럼 방치됐었지만 도시농업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방치된 공유지가 도시텃밭으로 환골탈태
단절된 이웃간 대화가 도시농업으로 ‘소통’

쓰레기장에서 텃밭으로 변신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는 서울 종로구 무악현대아파트 내에 있는 도시농업공동체다. 공동주택 도시농업의 일반적인 형태와는 달리 450㎡ 가량의 공유지를 개간해 텃밭을 함께 가꾸는 모임이다.
종로구청에서 정식 인가된 도시농업공동체이며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관리규약과 운영회칙이
라는 합의로 이룬 기준을 갖고 운영하는 주민공동체다. 이곳이 처음부터 도시농업을 생각하고 출발한 것은 아니다.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채동균 대표는 “아파트 공유지 공간이 16년 동안 쓰레기장처럼 방치돼 있었고, 공유지 공간이 다시 정비된 후에도 누군가에 의해 무단 점유되거나 다시 방치돼 폐허가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됐습니다. 경작하고 수확도 하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몇몇 주민이 모여서 도시농업 소모임을 결성했고 점점 커져 지금의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가 됐습니다.”

이웃간 교류 통해 서로 성장한다
혜윰뜰 공동체는 단절됐던 주민들이 공통의 목적을 갖고 만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웃간에 교류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병충해나 각종 질병, 양분 부족에서 오는 작물의 성장 문제 등을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고 소통하고 개개인의 경험이 모아져 활동이 매우 풍성 해졌다고 한다.
또한, 처음부터 도시농업 전문가 없이 시작했던 혜윰뜰 공동체는 다양한 시도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5세부터 70세 시니어 세대까지 서로 격의 없는 만남도 생긴다고 한다.
입주자대표회장으로 혜윰뜰 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는 채동균 대표도 지역 언론사에서 기획실장
으로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농사일과 거리가 멀었지만 주민들과 교류를 하면서 함께 농사를 배
워가고 있다고 한다.

“농사를 잘 모르는 입장이지만 회원들과 함께 커가고 있습니다. 서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교육도 받으면서 함께 도시농업인으로 성장하고 있죠. 텃밭의 작물이 사람을 함께 모이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언제 만나자는 약속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모여 경작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단지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할 기회도 많아졌죠.”

활동 계획에 따라 다양한 지원방식 필요
채동균 대표는 도시농업은 양봉, 곤충, 텃밭 경작을 하는 등 분야가 생각보다 넓지만 도시농업을 하기 위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 어떤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초보자는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울러 도시농업특별법에 따라 행정의 지원을 받는데, 텃밭의 면적에 따라 등급을 나눠 지원을 해
주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시농업공동체 활동은 단순히 텃밭 경작이나 도시농업만을 위한 모임이 아니에요. 같은 목적을 갖고 함께 활동하면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주민자치 활동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도시농업공동체를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원 방식에 있어서 활동 대상지의 면적만을 놓고, 봄, 가을 모종 공급이 가능한 정도의 지원이 아닌, 공동체활동을 수행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주민 간담회 등의 연간계획에 따라 지원 방식을 다양화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채 대표는 2020년 하반기에 혜윰뜰 도시농업공동체 대상지 텃밭 인근에 종로구청에서 조성하는 도시농업지원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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