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와야 학교는 봄날”

화창했던 봄날의 출장길에서 어느 학교 교문에 걸린 현수막의 글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새 생명이 움트고 희망을 얘기하는 봄이건만 올해 봄날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없어 텅 빈 학교처럼 쓸쓸하고 속절없다.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하는 학교로 인해 급식에 납품 하던 친환경농가의 피해가 크다. 대안 중 하나로 지자체나 작목반에서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만들어 온라인이나 드라이브스루로 판매하고 있다. 나도 기사도 쓸 겸 착한 소비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온라인으로 농산물꾸러미를 주문해 봤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이 아닌 농가에서 보내고 싶은 것을 보내주는 농산물꾸러미는 예전에 잠시 이용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지만, 이번 농산물꾸러미는 의미가 좀 달랐다. 음식 만들기의 기본을 쉽고 간편한 편리미엄을 모터로 하는 나였지만 꾸러미 속의 각종 채소를 다듬고 삶고 데치면서 귀찮기보단 뿌듯한 마음이 더 들었다. 게다가 모처럼 주는 대로 받은 농산물 재료들이 다양해서 평소에 해먹지 않던 음식에도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

‘그래 익숙함을 버리는 것도 좋겠어!’ 친환경농산물꾸러미는 뜻밖의 새로움이었고, 밥상에 변화를 일으켜볼 기회이기도 했다. 우리 모두 이 기회에 친환경농산물꾸러미의 진가를 알아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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