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알기 쉬운 여성농업인정책 ②여성농업인의 지역사회 참여

▲ 김영희 다향울림촌 마을위원장은 마을 농가의 소득을 올리고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감자축제를 기획했다. 그는 마을 운영을 위해 경영교육, 여성리더교육 등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을 다져 나가고 있다.(사진은 2018년에 열린 감자축제 현장)

부녀회장·이장 거쳐 마을위원장까지 ‘맹렬 여성들’
농촌여성의 섬세함이 마을사업 성공 견인

수년 전부터 농산어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농·어촌 체험 마을, 권역별 마을개발사업, 정보화 마을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마을개발사업에 농촌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마을을 대표하는 운영위원장이 여성인 경우는 강원 홍천의 살둔정보화 마을, 영월 삼굿정보화마을, 전남 보성 다향울림촌 등 그 수가 손에 꼽힐 정도다. 다향울림촌의 김영희 마을위원장을 만나 지역사회사업에서 여성의 역할과 애로점을 들어봤다.

활성화센터를 중심으로
전남 보성군은 2011년부터 녹차밭 생태탐방로, 차밭 전망대, 영천저수지, 율포솔밭해수욕장을 포함한 7개 마을을 묶어 득량만권역사업을 진행했다. 김영희 마을위원장은 이 권역을 다향울림촌이라 불리는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받고 방문객들이 마을에서 긴 시간 머물고 갈 수 있도록 활성화센터를 운영해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정식으로 문을 연 활성화센터에서는 해수욕장을 전망으로 하는 숙박시설뿐 아니라 1층에 체험카페를 운영해 다도체험, 차훈 명상, 녹차 족욕 등으로 보성녹차를 온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마을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축제를 열기도 했다. 다향울림촌 마을 농가들의 주 작목인 감자축제를 열어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이 함께 퀴즈를 풀고 요리를 하고 나눠 먹는 등 옛 마을잔치를 연상케하는 소소하고 즐거운 추억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예산부족으로 당분간 중단된 상태다. 그는 “체험카페에서 지역농산물 브런치메뉴를 개발하는 등 마을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향울림촌은 전남에서 살아보기 사업을 받아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숙소를 제공해 귀농·귀촌의 첫 단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한 수입으로 마을 효도잔치를 지원하고 CCTV를 설치하는 등 마을복지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사업, 여성 참여 늘어야
마을 활성화를 위해 발로 뛰는 김 위원장의 뒤에는 득량만권역사업 기획단계부터 그를 적극 지지한 마을위원들이 있다. 그는 마을위원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긴 시간 마을 이장을 맡아 온 이력을 꼽았다.
광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남편의 고향으로 귀농한 김 위원장은 마을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마을행사, 봉사활동 등에 열심히 참여하다 보니 부녀회장을 맡았고 그것이 마을 이장으로까지 이어져 9년이라는 시간을 이장으로 지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부녀회장과 이장을 하면서 쌓은 내공 덕분에 마을위원장 제안을 받았을 때도 선뜻 나설 수 있었다”며 “여성들도 뒤에서 궂은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자꾸 앞에 나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여성들이 마을개발사업에 분명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자리나 역할을 맡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여성들이 더욱 주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체험이나 휴양마을 사업 같은 경우 오랜 시간 살림을 해 온 농촌여성들의 세세하고 꼼꼼한 시선이 필요하므로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의 힘으로
김 위원장에게 여성 마을위원장으로서 어려운 점을 묻자 “여성으로서 어려움은 없었다”며 “마을주민과 이해관계로 부딪혔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 였다”고 말했다.
다향울림촌은 농사를 주로 짓지만 주변에 해수욕장이 있어 음식점, 카페 등의 상권이 형성돼 있다. 그는 마을개발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영업에 큰 영향이 없도록 조율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이유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마을주민들과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고 소통해 나간 비결을 묻자 그는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답했다.
그는 마을위원장 교육에는 절대 빠지는 일 없이 지역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섭렵해 휴양시설 운영, 체험마을에 관한 법 교육, 여성리더교육부터 방문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음식교육, 다도교육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는 “여성들이 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마을발전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좋겠다”면서 지역사회 사업에 여성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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