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특집 : 2020년 농촌진흥사업 이렇게 펼친다

⑤ 강원도농업기술원,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기관의 지방화 이후 농업 연구․개발과 대농민 기술서비스가 약화됐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는 농업․농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농업인 소득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해오고 있다. 본지는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른 농업기술 고도화, 이상기후에 대응한 재배기술 개발, 농촌주민 삶의 질 개선 등과 관련된 사업을 펼치며 우리 농업․농촌의 최일선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지방농촌진흥기관의 노력을 조명해보는 특집기사를 연재한다. 이번 호에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에 노력하고 있는 강원도농업기술원과 강원도내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성과와 올해 주요 추진사업들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부진에 처한 농가를 위한 ‘감자 팔아주기 운동’에도 강원도농업기술원은 두 팔을 걷어붙였다.

자체육성 품종과 전문인력 양성 중점 추진

시장 각광받는 개발품종 보급
기온상승 대비한 작물전환도 추진

강원도 농가소득(2018년 기준)은 3754만4000여 원으로 농업소득이 916만 원, 농외소득이 1714만9000원이었다. 전국평균 농가소득이 4206만6000원이었고, 가장 높은 농가소득을 기록한 제주도의 4863만 원에 비교하면 77%에 불과했다. 순위로 따져도 8위에 불과했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농가소득을 올리기 위해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자체육성한 품종을 중심으로 우수품종의 보급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보다 예산 12.6% 증가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현장중심의 농업기술 혁신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품종개발과 육성, 병해충 예찰·방제관리 등 123개 농업기술보급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보다 12.6% 늘어난 639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가소득 1위 강원도 달성을 위해 신성장 미래농업기술 선도, 지역 우수농산물 육성과 안정적 생산을 위한 기술 지원, 농촌자원 사회적 가치 확산, 지역성장 주도 핵심기반과 인력양성을 중점 추진한다.

우선 신품종 보급사업은 해당지역에 적합도가 높은 품목을 집중 보급해 지역브랜드로 안착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 철원을 중심으로 구수한 향의 고향찰벼는 ‘누리휘’라는 브랜드로, 색상을 다양화한 칼라옥수수는 패키지화했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자색옥수수는 색소를 추출하는 것으로 산업화해 식의약품으로서 가치를 높였다. 알곡뿐 아니라 속대와 껍질까지 보라색인 옥수수를 활용한 액상차도 출시했다. 일반 찰옥수수보다 자색옥수수로 인한 농가소득이 2배 가까이 높아 고부가가치 농작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3600억 원 시장으로 평가받는 국내 팝콘시장의 99%를 수입산 원료가 차지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국산원료로 자급화하는데 올해 유기농 팝콘 50톤을 원주, 홍천, 평창 등에서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재료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약선콩은 두부, 두유, 장류 등의 가공에 적합한 품종으로 평창에 특산단지를 확대·조성했다. 국립종자원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오륜감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보급화하고, 네덜란드 백합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오륜백합은 생산단지를 중국에 구축하고 있다.

▲ 강원도 청정환경을 바탕으로 한 치유농업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블루오션이다.

전문인력·기술개발로 앞서간다
병해충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방사업에도 나선다. 아직 치료제가 없는 경우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진단키트 무상보급도 올해 계속된다. 1차로 18개 시군에 5760점의 진단키트를 전달했고, 4월 중 2차로 보급했다. 
지속적인 기온상승으로 고랭지배추 재배가 어려워짐에 따라 경쟁력 있는 여름작물 육성 등으로 작물전환을 추진한다. 강원도 준·고랭지 면적은 3만9000ha로 전국의 65%를 차지하고 있어 고랭지배추 등의 안정적 생산을 유지하면서 노지 스마트팜 재배환경 모니터링 등 데이터를 축적하고 육묘시스템과 잡곡은 현장실증 시험재배를 진행한다.

스마트팜 지원은 농업기술 고도화와 생산성을 향상시켜 미래 강원형 4차산업 모델개발 연구를 추진한다. 신성장 미래농업 기술선도를 위해 스마트팜 ICT 융복합 시스템을 활용해 파프리카와 토마토의 생육재배환경을 35농가 대상으로 모니터링 후 최적화 모델을 확립한다. 또한 스마트팜 전문인력 양성과 폐광을 활용한 퀀텀닷 식물공장 시스템 모델을 완성해 농가에 보급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과 재배지 북상을 기회로 삼아 지역과 소비자 맞춤형 품종을 개발·육성하고 상품성을 올리면서 유통망도 확대한다. 강원도 사과면적은 지난해 1092ha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10곳에 고품질 강원사과 생산기반을 조성한다. 또한 현장중심의 농기술 컨설팅과 기술지원 역량강화에도 나서 전담지도사 양성과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한다.

올해부터 지역성장을 주도할 농업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미래농업에도 투자한다. 미래농업 선도고교인 홍천농업고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농업전문기술 습득을 위한 ‘실습학년제’를 운영한다. 이 사업은 고등학생들이 졸업 후 실제 영농에 후계인력으로 정착하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추진된다. 4월부터 학년별로 200~480시간의 현장실습교육이 진행되며, 채소·화훼·과수 등 3개 분야에 전문강사가 배정된다.

 

 ■ 우리 농업기술원은 - 최종태 강원도농업기술원장

“코로나19 극복 위해 전방위 지원 나선다”

지역특화작목 육성해
우리밥상 점령한 외래품종 대체한다

- 코로나19로 많은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크다.
올 초 강원도 주작목인 감자 판로가 막혀버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고가 1만2000톤에 달했는데 감자 10kg 1박스에 5000원에 판매하는 특별이벤트가 포켓팅, 감자고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히트를 쳤다. 빗발치는 주문에 우리 농업기술원 직원들도 감자선별에 일손을 보탤 정도였다. 전국의 소비자에게 감사한 일이다.

허나 일시적인 감자 팔아주기 운동으로는 소비촉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감자를 활용한 레시피 10종을 간편하게 핸드북으로 제작했다. 요리재료로 쓰이는 감자는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개발한 오륜감자다. 전분함량이 높아 찜·튀김·가공용으로 적합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이 핸드북은 한식진흥원과 수도권 요리교육기관에 배포된다. 코로나19로 식량자급문제가 눈 앞에 현실로 다가온 이때 감자는 식량작물로서의 가치가 계속 커질 것이다. 국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미감자를 대신할 자체육성 오륜감자는 품질 이외에도 긴 저장기간, 강한 병충해성, 고온에도 잘 견디는 장점을 갖춰 우리나라에 딱인 감자품종이다. 재배면적은 2022년까지 500ha로 늘릴 계획이다.

역시 소비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도 동참했다. 지난 3월16일 김충식 강원소방본부장에게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 일손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농기계임대사업소의 임대료를 50% 인하한 것에 더해 지난 9일 ‘농업기계119 콜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농업기계119 콜센터는 수리와 긴급 출동서비스를 실시하는데 전국 최초로 통합센터 형태로 운영된다. 통합센터의 장점은 시·군 경계없이 GPS로 인근 지역 공무원에게 연결돼 신속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단 점이다.

또한 대면교육이 힘들어진 점을 감안해 농사초보들을 위한 농작업요령 핸드북을 제작해 제공한다. 강원도 주작목인 감자, 배추 등 15개 품목의 심기부터 순지르기, 열매솎기 등을 사진 위주로 제작해 이해도를 높였다. 작목별로 농작업 시 위험한 작업방식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수록돼 안전한 농촌의 작업환경에 일조했으면 한다.

- 품종 육성은 농업기술원의 제일 목표다.
지난해 지역특화작목법이 시행됨에 따라 자체육성 품종 개발에 날개를 달게 됐다. 외래품종이 가득했던 우리 밥상에 본격적인 독립시대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농민의 소득을 올리는 동시에 국민들에게도 보다 많은 선택권을 주는 일거양득이다. 올해 우리 농업기술원은 지역활력화 작목기반 조성사업에 74억 원을 투입한다. 시·군 특허품목을 발굴해 원주 다래, 동해 포도, 강릉 머위, 홍천 대홍복숭아, 평창 약선공, 횡성 토마토, 철원 파프리카, 속초·삼척 체리, 인제 아스파라거스·멜론, 화천 가을딸기, 춘천 복숭아, 태백·영월·양구 사과, 양양 배·복숭아, 정선 갓, 고성 표고 등이 대상이다.

- 수출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 절화 위주로 수출되던 화훼산업이 최근 중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육성한 백합 구근을 중국에 1차로 30만 구 수출했다. 앞으로 일본에만 편중돼 있던 수출시장을 중국과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은 수출규제와 엔저영향으로 물량과 가격 모두 하락하는 상황이라 수출다변화는 미룰 수 없는 꼭 필요한 일이다.

지난달에는 춘천, 화천, 양구 등에서 생산된 아스파라거스 45톤을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한 협약식도 개최했다. 약 3억 원의 소득이 예상되는 이번 아스파라거스 수출은 규격과 신선도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종묘 공급과 재배기술 확립으로 농가의 만족도가 높은 아스파라거스는 내수시장이 주춤해 수출 신작목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일본 수출은 소비자 반응이 좋지만,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과 사업도 알려달라.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은데 한국생활개선강원도연합회가 힘을 보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지난달 생활개선회원들이 모이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6만여 개의 마스크 필터 작업에 나섰다. 마스크 필터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취약계층에게 전달돼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해 강원대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와 함께 ‘찾아가는 농업인 안전보건 서비스’를 펼쳤다. 농작업 안전예방교육, 상담, 물리치료, 운동지도, 작업환경개선 등을 수행해 농사일로 인한 직업성 질환 예방에 효과를 거뒀으며, 여성농업인의 고질병인 허리질환에 특화된 교육이 중점 진행됐다. 특히 지난해 산불피해가 컸던 고성과 속초 등의 농촌마을을 집중 모니터링했다. 농업인 안전보건서비스 결과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농업인 건강증진과 농작업 안전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도 사업은 계속 되며 여성농업인의 심신이 건강한 강원도를 만드는 데 있어 농업기술원이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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