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유점례 남원시연합회장

지구온난화 대응해 신품종 마늘재배 도전
코로나 환자 받은 남원의료원에 300만원 기탁

▲ 유점례 회장은 올해 회원들과 각 면에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신품종 마늘을 재배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음 붙일 곳 없을 때 만난 생활개선회

유점례 회장은 남원에서 수도작, 감자, 하우스 수박, 복숭아 단지 등 1년 내내 여러 작목을 연달아 농사짓는 베테랑 여성농업인이다. 공무원이었던 남편이 아침, 저녁, 주말로 도와줘 그동안 농사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처음 시집 왔을 땐 살림도, 농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저녁마다 울었다고 회상했다.

자상하고 부지런한 남편이었지만 양말 한 짝 빨아 본 적 없이 곱게 컸던 유 회장이 고향을 떠나 옆집 농사를 어깨너머 눈동냥으로 보며 농사짓고,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림을 이끌어 나가기는 어렵고 힘들었다.

그때 만난 것이 생활개선 회다. “옆집 언니가 봉사활동을 다니길래 따라 나갔다가 가입했어요. 마을에 친구도 없고 외로웠는데 가입하면서 사람들도 많이 사귀고 열심히 활동하게 됐죠.” 그렇게 가입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굵직한 남원시 봉사 도맡아

30여 년의 세월 동안 유 회장은 면회장과 시연합회 총무, 시연합회 부회장 등을 거쳤다. 마을 사람들 추천으로 우연찮게 맡게 된 면 회장이 시연합회 총무로 이어졌고 시연합회 부회장까지 역임하면서 생활개선회 활동 30여 년 중 3분의 1을 임원으로 보낸 것이다.

30여 년의 긴 경력과 탄탄한 이력만 보면 상당히 연륜이 있을 듯하지만 유 회장은 생활개선전북도연합회에서 가장 막내다. 남원시연합회에서도 몇몇 읍·면 회장을 제외하고는 젊은 편이다.

유 회장은 그럼에도 읍면 회장들이 잘 따라줘서 남원시생활개선회가 이웃들을 위한 굵직한 봉 사도 도맡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 매년 하는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 고추장 봉사다.

회원들은 12월 초에 남원시의 이웃들을 위해 고추장을 담가 배부하고 있는데 이 고추장이 특별한 이유는 대부분 회원들이 손수 해 온 것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재배한 고추로 만들어지며 엿기름 하나도 회장님들이 직접 공수해 온 것으로, 정성이 그야말로 듬뿍 들어간 무공해 고추장이다.

활동의 기금마련은 화장지 사업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는 화장지사업으로 마련한 300여만 원 의 기금을 코로나19로 대구시 환자 50여 명의 환자를 받은 남원의료원에 기탁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착한 영향을 선사하기도 했다.

수많은 봉사활동 중 유 회장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무엇일까. “회원들이 민요를 배운 적이 있어요. 재능기부 차원으로 요양원에서 매월 공연을 하고 목욕봉사를 했었는데, 치매를 앓던 시어머니가 막 돌아가신 후에 갔던 봉사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어르신들을 보는데 시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조금 더 잘해 드릴 걸이라는 후회도 되고요. 그런 마음으로 더 열심히 봉사했던 것 같아요.”

춘향제에서 활약하는 생활개선회 보고싶어

작년 남원시연합회 신임회장이 돼 올해 2년 차에 접어든 유 회장. 그에게 올해 계획을 묻자 “남원시한마음대회 등 하고 싶었던 행사와 교육이 많은데, 코로나19로 많이 취소되고 연기했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나 생활개선회 활동에 작은 변화를 주기도 했다. “동아리식으로 민요, 우쿨렐레를 배워서 발표회를 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신품종 마늘심기 활동을 계획중이에요. 가을 무렵에 시작하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라 기대됩니다.”

또 다른 목표를 묻자 유 회장은 남원시생활개선회가 지역축제인 춘향제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춘향제에 모든 생활개선회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거요. 춘향제는 남원을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4월 말~5월 초에 열려요. 모내기철 등 농업인들이 한창 바쁠 때고 기간도 2~3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주일씩 하는 큰 축제라 보니 선뜻 참가를 못 해 왔어요.”

그는 남원시가 위아래 지역 기온 차이가 커서 재배되는 주 작목에 차이가 있다보니 회원들끼리 한번 모이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제가 회장 하는 동안 시간을 꼭 한번 맞춰서 춘향제에서 활약하는 생활개선회의 모습을 기억에 담고 싶어요. 제 목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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