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황경아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연구사

▲ 황경아 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연구사

피로감을 덜어주고
혈중콜레스테롤 개선하는
마늘로 활기찬 봄맞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집콕 생활이 늘어난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건국신화에도 100일 동안의 자가 격리가 나오는 민족이니 조금 더 힘을 냅시다’라고 올라온 독려의 글을 보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여기서 100일의 자가격리만큼 중요한 포인트는 ‘마늘’이 아닐까 싶다. 마늘은 예부터 특유의 매운맛과 냄새 때문인지 나쁜 것을 쫓는 등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왔다. 과거 민간에서는 전염병이 퍼질 때 마늘을 엮어 사립문이나 방문 앞에 내걸기도 했다. 서양에서도 부활절에 마늘로 십자가를 만들어 창가와 집안 곳곳에 놓아두는 풍습이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쌀벌레가 생기면 쌀통에 마늘을 넣어 쌀벌레를 없앴는데, 이는 마늘에 함유돼 있는 알리신 성분의 살균작용을 이용한 것이다. 그 옛날 항균·살균 등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했을지 모르나 오랜 경험으로 생활 속에서 마늘을 활용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생활이 더 복잡해지고 바빠진 현대사회는 식생활에서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배달음식, 가정간편식 등의 구매가 증가하고,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식을 주문해 가져가는 드라이브스루 문화가 빠르게 정착하는 등 서양 식문화를 많이 닮아 가는 중이다. 이에 따라 고혈압, 당뇨, 비만 등 대사질환 발생률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의 식생활과 문화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마늘이 최근에 여러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리활성 효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수한 기능성 식품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약방의 감초와도 같은 우리 식탁 대표 양념채소인 마늘의 다양한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2015년에는 ‘마늘 동결건조 분말’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강기능식품 고시형 기능성원료로 마늘을 등록했으며, 최근에는 숙성마늘을 섭취한 동물의 운동수행능력 향상, 근육 내 피로물질 축적 감소 등을 확인해 마늘이 육체 피로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숙성마늘은 추출물로 제조해 진액, 분말, 양갱, 초콜릿 등 다양한 식품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마늘을 숙성시키면 폴리페놀 등 기능성성분은 늘고 생마늘 특유의 냄새와 아린 맛은 줄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마늘의 좋은 성분을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반갑지 않은 춘곤증으로 피곤함과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따뜻한 햇볕 아래서 꾸벅꾸벅 졸고 나도 개운함보다는 몸의 무거움이 먼저 느껴져 삶의 질도 떨어지기 십상이다. 마늘로 균형 잡힌 식단을 짜고,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해보자. 피로감을 덜어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시켜준다는 마늘의 기능성이 활기찬 봄맞이를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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