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도전하는 여성 정치인을 기대한다박옥임 순천대 명예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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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4  09: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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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제대로 된 정치를
여성 국회의원들이 만들어내야...
여성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억압
여전히 자행되는 인권침해 등을
바로잡는 권한과 책무가
여성 국회의원들에게 달려있다.

21대 국회는 기성정치를 깨는
여성정치인들의 활약에 기대가 크다.
정치에서의 양성평등실현을 위해
여성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길..."

   
▲ 박옥임 순천대 명예교수․사회학

21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여성 국회의원 숫자나 비율이 예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57명에 19%로 역대로 제일 많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적은 수의 여성 국회의원으로 어떻게 진정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여성을 위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흔히 민중을 역사의 주체자라고 하는데, 여성이 민중의 절반인데도 여성 국회의원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여성을 역사의 주체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항상 느껴 온 것처럼 남성 중심의 견고한 정치권력의 틀에서 여성을 위한 진정한 정치를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남성 중심의 견고한 벽을 깨뜨리려는 일당백의 자세로 여성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한다. 왜냐하면 여성을 위한 입법 과정이 가시밭길을 걷는 것처럼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1천 년 전인 11세기 영국 중부지방의 코펜트리에서 있었던 실화다. 그 지역을 다스리는 레오프릭(Leofric)이라는 영주는 백성들의 편안한 삶을 보장하기보다는 오히려 혹독하게 세금을 매겨 자기 이익만을 추구했다. 그러니 굶주린 농민들은 영주의 학정 때문에 삶이 피폐해졌고 원망이 극에 달했다. 이러한 농민들의 비참한 상황을 직시한 영주 부인이 직접 나섰다. 농민들의 과중한 세금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여러 차례 진언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 레오프릭은 부인에게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었다. “농민을 향한 당신의 사랑이 그토록 지극하다면 벌거벗은 채 영지를 한 바퀴 돌고 오면 청을 들어 줄 수도 있다”며 조롱했다.

영주 부인은 너무 황당하고 치욕적인 조건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백성들을 살릴 길이 없다고 판단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행동하기로 결정했다. 이 믿기지 않는 말을 전해 들은 농민들은 영주 부인의 엄청난 용기와 과감한 실천에 감동했다. 농민들은 자기 집의 모든 창문의 커튼을 내리고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으로 경의를 보냈다. 이 용감한 여성의 이름은 고다이버(Godiva, 990년 추정~1067년)이고, 당시 나이는 17세에 불과헀다. 지금도 코벤트리에는 고다이버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지역화폐의 인물로 위대한 행동을 기리고 있다. 또한 사회적인 용어로 잘못된 상식이나 관습을 깨는 파격적인 정치행동을 고다이버즘(Godivaism)이라 한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밀레니엄 프로젝트 ‘2040 유엔미래보고서’의 결론은 ‘도전하는 미래가 살아남는다’고 규정했다. 지금 여성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서로 힘을 주고받으며 도전하는 것이다. 미래가 여성들에게 더 살기 좋은 터전이 되려면 잘못된 정치권력과 싸워야 한다. 도전해야만 정치에서부터 최우선적으로 양성평등이 실현된다. 정치에서 여성들이 도전하지 않으면 산업, 언론, 학문,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 참여는 저조하거나 침체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 않는가.

우리는 함량과 자질이 부족한 남성 정치인을 많이 보아왔다. 형편없는 성인지 감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상식 이하의 막말과 여성비하, 성희롱 등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부터 여성을 위한 제대로 된 정치를 여성 국회의원들이 만들어내야 한다. 이유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억압 그리고 여전히 자행되는 인권침해 등을 바로잡는 권한과 책무가 여성 국회의원들에게 달려있다. 게다가 이번 21대 국회는 정치 신인이 절반 이상이니 기성정치를 깨는 여성정치인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높다. 정치에서의 양성평등실현을 위해 여성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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