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神曲)’에 사후의 세계에는 지옥·연옥·천국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연옥(燃獄)은 천국으로 가기 전 참회를 통해 죄를 씻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적다보니 요즈음 유튜브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특히 배고품과 자유를 찾아 죽음의 강을 건너온 탈북민 이야기는 드라마틱한 한편의 영화 같다. 그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북한은 지옥이며 한국은 천국이라 표현했다. 울창한 숲과 나무, 쭉 뻗은 도로와 차량, 24시간 전기와 물 사용, 풍성한 먹거리, 직업선택의 자유 등 우리에겐 일상이지만 그들에겐 모두 새롭다.    

탈북하다가 잡혀서 감옥생활을 했던 탈북민의 비참한 인권유린 사연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다. 죽음 앞에서 살아남으려는 욕망은 더욱 간절해 보였다. 배고픔 앞에 자유와 인권 같은 것은 사치스런 단어다.
현재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5천 명에 가깝다. 한국하나재단에 의하면 그들의 탈북 동기는 ‘북한체제의 감시와 통제가 싫어서’(자유를 찾아)가 38.4%, ‘식량이 부족해서’가 31%로 나타나 먹고 사는 문제보다 자유가 더 소중해 보였다. 탈북민의 75.4%가 여성이며 이들은 남한 생활에 잘 정착하고 있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절 석탄을 훔쳐 식량을 바꾸려다 열차에 치여 손과 다리를 잃은 뒤 목발을 집고 5개국 1만㎞를 걸어 한국에 온 지성호씨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지난 총선에서 당당히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들이 의정활동을 통해 북한주민의 인권 보호와 통일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잘 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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