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농촌여성들이여,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자:경기 양주시자원봉사센터 방기숙 운영위원장

▲ 양주시자원봉사센터 방기숙 운영위원장은 생활개선회를 시작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통해 본인이 성장했다고 한다.

생활개선회 시작으로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장까지
23년째 광고기획사도 운영…첫인상 중시하는 신조 덕분

때가 없는 자원봉사
“봉사는 때가 없어요. 날이 더우면 더운대로, 날이 추우면 추운대로, 또 날이 적당하면 적당한대로 어려운 이웃들은 항상 있죠. 근데 코로나19는 상황이 다른 것 같아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움츠러드는데 그분들은 어떻겠어요. 그래서 걱정이 커요.”

양주시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의 방기숙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원봉사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맞춤형 자원봉사활동에 매진하겠다는 게 방 위원장의 생각이다.

최근 양주 관내 단체와 기업들은 함께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희망 감동보따리’를 제작해 1100가구에 전달하기도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3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비타민, 백설기, 찹쌀떡, 라면, 양갱 등 식자재와 KF94 마스크가 홀로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전달됐다. 그에 앞서 3월25일에는 생필품 키트 220박스도 전달했다. 당장 먹는 걸 구하기 어려워진 이들을 위해 라면, 김 등에서부터 샴푸, 린스, 치약 등 생필품 20종으로 구성됐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될 정도로 구하기가 어려울 때에는 자원봉사자들과 필터를 포함한 면마스크 5000매를 뚝딱 만들어내기도 했다.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의 일사불란한 분담으로 대량의 마스크를 짧은 시간에 만들어 관계자들이 놀라워 했다고 한다. 물품 전달 이외에도 개인 스스로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예방캠페인도 수시로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이 당장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새로운 문화확산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센터는 보통 전직 공무원 출신의 센터장 지휘 아래 움직이는 관(官)의 성격이 강한 조직이다. 그래서 민간인사가 주축인 운영위원회를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맡음으로써 보다 원활한 운영이 가능해졌다. 센터는 지난해 20주년을 맞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반면, 운영위원회가 구성된 지는 불과 몇 년 전이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센터는 질적·양적 성장에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명의 운영위원 중 60%가 여성이에요. 그 중에 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책임감이 커요. 특히 코로나19로 자원봉사마저 침체될까 봐 걱정이었죠. 하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주변을 살피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나타나고 있어 다행이에요.”

방 위원장의 말처럼 어려운 상황임에도 올해 센터는 ‘성장하는 자원봉사, 함께 가는 감동양주’, ‘시민 모두가 행복한 자원봉사, 감동양주 실현’이라는 2가지 비전으로 7개 사업의 40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운영위원회에서 세부사업을 확정짓고, 힘찬 발걸음을 함께 결의했다.

▲ 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식재료와 위생용품 등을 전달했다.

생활개선회 경험은 큰 자산
방기숙 위원장은 센터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3년째 광고기획사 ‘미다운’을 운영하며 경기 전역은 물론 인쇄물을 일본까지 수출하기도 했다. 경기침체에도 시청을 비롯해 유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거기다 양주시 9개 여성단체가 소속된 양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2016년부터 맡고 있다. 이렇게나 많은 활동이 가능했던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방 위원장은 한국생활개선양주시연합회장 4년을 포함해 생활개선회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연고도 없는 양주에 남편을 따라 정착했지만 익숙치 않는 농사일에 어려움이 컸다는 방 위원장. 우연한 기회의 생활개선회 가입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학습하고 봉사하며, 때로는 회원들을 대표하면서 본인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사소해 보이지만 인생의 큰 자산이 되는 습관, 웃음이 자연스러운 것부터 말이다.

“생활개선회와 CEO 활동을 하면서 첫인상의 중요함을 절실히 느꼈어요.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거울 보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 연습을 했어요. 연습 덕분에 웃는 것 하나는 자신있어요.”

웃는 모습 말고도 사람들을 대하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일화도 덧붙였다. 회원과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렇게 삼행시를 지은 사람들은 오래 기억된 건 물론이고, 아직도 회장 임기 중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자원봉사센터도 그렇지만 생활개선회도 봉사단체잖아요. 사업에다 자원봉사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만 그것들을 해내고 나면 인생의 깊이가 더해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남을 돕는 것 자체가 나를 힐링시킨다고 할까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인생의 가치를 더했으면 해요. 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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