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 –부족한 농촌일손, 코로나19로 구인난 가중- 충북 음성 유구분씨

“새벽에 인력중개업소에 나가서 간신히 한 명 데려왔어요. 작년 이맘 때 는 베트남 사람 15명을 데리고 일을 했는데, 한 명 데리고 일을 하려니 앞이 막막하네요...” 충북 음성에서 멜론과 수박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유구분 회원은 한숨이 앞선다.

“그래도 오늘은 일손을 한 명이라도 구해서 다행이지, 어제 새벽엔 나가서 허탕 쳤다니까요. 인력중개업소 소장과 그나마 안면이 있어서 사정사정해 부탁해 놓았더니 그나마 오늘 한 명 데려오게 됐네요” 유 회원은 35년간 수박농사를 지어온 베테랑이지만 올 해처럼 농사가 힘들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 35년째 멜론 농사를 지어왔지만 올해처럼 힘든 해는 없었다고 말하는 유구분 회원. 어렵게 구한 베트남 인부 한명과 둘이서 넓은 멜론하우스 작업을 힘겹게 해 내고 있다.

일손부족으로 시기 놓치면 일년 농사 망치는데...

멜론은 작목의 특성상 3일에 한 번씩 순 자르기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5~6명의 인력이 3일에 한 번꼴로 꾸준히 투입 돼야 한다. 멜론 수확 전까지 10~12잎 정도의 멜론 잎만 남겨 놓아야 최상의 멜론을 수확할 수 있다. 6월 수확 전까지는 성장률이 대단해 순 자르기는 물론이고 지지대 묶기, 수정 작업 등 수작업에 집중적으로 노동력을 투입해야만 한다.

    작년엔 상주일꾼만 5명... 
    지금은 언감생심
    이대로라면 수박농사 접어야 할 판

작년엔 베트남 부부를 비롯해 5명이 상주하면서 수박농사와 멜론 농사를 수월하게 지을 수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4년 동안 상주하면서 농사를 거들었던 베트남 부부는 입국이 막혔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노동력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운 현실이다. 일단은 아쉬운 대로 멜론 농사는 일단 시작했지만 수박은 계속 미뤄놓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수박농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제 농사는 인건비 싸움
유구분 회원은 “우리 마을에 하우스 20동 규모로 농사짓는 농가가 5농가 정도인데 사정은 다 비슷비슷하다. 남들은 멜론 농사 지어 억대의 수익을 올린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여자는 8만 원 남자는 11만 원씩 일당을 줬는데, 요즘은 인건비를 올려준다고 해도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 농사도 인건비 싸움이 돼버렸다. 수익은 고사하고 제자리걸음만 해도 다행”이라며 지금의 상황은 영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는 유 회원은 지금 농촌의 일손부족 현상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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