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득 농학박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전문경력관

▲ 박소득 농학박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전문경력관

"전문인력 확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연구개발 투자 강화해
바이러스 예방해야" 

농업연구직으로 근무할 때인 1987년께 5개월간 일본 농림수산성 농업연구센터에서 근무했었다. 미생물농약 개발을 위해 바이러스병에 감염된 멸강나방과 담배거세미나방 사체에서 핵다각체바이러스를 분리해 해충을 방제하는 실험이 상당한 성과를 보였고, 그 연구결과를 한국응용곤충학회에 게재한 적이 있다. 곤충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채취해 해충 방제에 이용하는 연구였다.
지금 전 세계가 동물바이러스로 인해 공포에 휩싸여있다. 한때 크게 유행한 사스(SARS), 에볼라바이러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그리고 현재 대유행 단계에 들어간 코로나19 바이러스, 축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몬 구제역, 조류독감 등도 모두 동물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바이러스는 가축뿐만 아니라 과수, 채소, 화훼에까지 감염돼 심하면 그 피해 규모가 연간 약 1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세균이나 곰팡이보다 훨씬 작아 전자현미경을 통해서만 식별이 가능하다. 살아있는 동식물의 세포 안에서만 증식이 되고 인공배양은 안 된다. 식물바이러스의 경우, 기주식물체 표면의 상처를 통해 세포에 침입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감염, 증식과정이 계속된다.
또한 식물바이러스는 진딧물, 매미충, 멸구류, 토양, 식물기생선충 등 다양한 매개체와 경로를 통해 전파된다. 바이러스는 세포질 내나 핵 안에서 증식이 계속되다가 이후 평형기(안정기)에 이르게 되며 식물체의 상태에 따라 바이러스 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물의 병징은 황화, 모자이크, 기형, 위축 등 다양하다. 보통 농작물의 경우에는 온도가 상승하는 4월부터는 바이러스 발병 식물이 급격히 감소돼 5월 이후는 거의 없어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바이러스의 활동이 불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에는 벼, 사과, 고추, 토마토, 마늘, 양파 등 16개 작물에 대한 병해충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각 도 농업기술원 농작물병해충진단방제팀이 병해충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감염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데, 가축 등 동물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사람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동식물의 질병 발생은 빈번한 국제교역으로 보아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원균에 의한 동식물 집단감염의 우려도 크다. 이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확충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신속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동식물 바이러스를 역으로 이용해 인간과 동식물을 방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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