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인터뷰
상대를 내편으로 만드는 말이 가장 좋은 소통■ 인터뷰 -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장정빈 겸임교수
채희걸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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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7  10: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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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주위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소통비법, 즉 설득법을 알면 인간관계를 좋게 해 삶이 풍요로워진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농산가공품 판매를 촉진하고 농업체험 관광사업을 잘 홍보하려면 소통에 통달해야 된다. 국민은행과 세계적인 은행인 HSBC의 상무 등을 거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수의 설득법’ 등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담은 책 11권을 저술한 장정빈 박사. 현재 스마트경영연구소를 운영하며 숭실대학교에서 심리학에 기반한 과학적인 설득법을 가르치고 있는 장 박사로부터 고수의 설득법에 대해 들어봤다.

비즈니스에서 말투나 단어보다
고객의 요구와 관심도를 높일
효율적인 대화에 더 치중해야

   
 

설득고수는 심리학에 기반한
과학적 대화전략 구사

장정빈 박사는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화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상대가 화를 내면 ‘억울하지만 참으세요’라는 말보단 ‘고객님의 심정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고객님이었더라도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등등 고객과 한 편이 되는 말로 마음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설득의 고수들은 이 같이 심리학으로 입증된 과학적인 대화전략을 쓴다고 장 박사는 강조한다. 제품 판매를 위한 비즈니스 상담에서는 말투나 단어 바꾸기를 넘어 어떻게 하면 고객이 좋아할지를 생각하는 효율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IT와 인터넷 혁명, 소셜미디어의 대중화로 친구나 가족 간, 기업과 고객 간 대화를 디지털기술이 접목된 문자메시지나 컴퓨터와 로봇이 대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계를 활용한 대화는 무미건조하고 무뚝뚝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나누며 공감하고, 감동을 유발하는 대화로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큰 경쟁력입니다.”
과거에 기업들은 자신이 1등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라고 자랑했지만, 요즘엔 대기업에 당하면서 초라한 환경에서 힘겹게 투쟁하는 2등 기업의 모습을 부각시켜 소비자들로부터 동정과 응원을 얻어내는 사례가 많다고 장 박사는 말했다. 이를 학술적으로는 ‘언더독(Underdog) 효과’라고 하는데, 라면 매출 5~6위였던 오뚜기 진라면은 2등이라는 광고를 통해 1위인 농심의 신라면(농심)과의 매출 격차를 좁힐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 정치인들도 ‘언더독 효과’를 많이 활용한다고 장 박사는 말했다.
“선거에서 자신이 상대방 후보보다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세에 놓여 있다고 유권자에게 읍소하는, 이른바 눈물작전으로 표를 더 얻어내곤 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약자에게 동정을 보내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질책과 지적은 힘을 빠지게 하고 위축시킵니다. 반면에 칭찬과 격려는 의욕을 북돋아주고 잠재능력을 발휘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칭찬은 본인이 직접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하라

장 박사는 칭찬은 본인에게 직접 하는 것보다 당사자가 없을 때 하는 ‘쓰리쿠션 칭찬’이 좋다고 강조한다. 본인이 직접 칭찬을 듣게 되면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다고 느끼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기를 칭찬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또한 사과는 무능함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책임감을 나타내는 말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성이 있는 사과를 하는 것에 매우 인색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존경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은 친구가 “미안해, 퇴근길에 차가 너무 막혀서 어쩔 수 없었어”라고 말하면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므로 “전적으로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쿨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도미노피자의 사례를 들었다.
“도미노피자 직원 두 명이 피자를 만들면서 서로 피자를 던지거나, 피자 위에 행주를 얹는 등 비위생적인 행동을 했고, 다른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이를 촬영해 SNS에 올렸는데, 이 장면을 본 고객들이 도미노피자 불매운동을 펼쳤습니다. 이에 회사 측은 전 세계에서 광고료가 가장 비싼 뉴욕의 전광판에 모든 잘못을 인정하는 진정어린 ‘자폭광고’를 오랫동안 내보냈어요. 도미노피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어요. 이 광고가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판매가 증가했고 주가도 40% 이상 올랐습니다. 진정어린 사과의 효과였던 것이죠.”

장 박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도’를 측정하는 질문이 자연스레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넛지’의 저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의 연구에 따르면, 투표 전날 투표의사가 있는지를 물으면 투표율이 25%나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신차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간단한 질문만으로 구매율이 35%나 높아졌다고 한다.

작은 선물이 마음을 움직인다
한편, 장정빈 박사는 사소한 선물이 생명까지 구할 수 있다면서 몇몇 사례를 들려줬다.
“1차 세계대전 중 생포한 적군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파악해내는 한 독일병사가 있었습니다. 이 독일병사는 어느 날, 적진 참호에서 참호를 지키던 초병을 생포했어요. 이 초병은 혼자 빵을 먹고 있다가 무방비상태에서 습격을 받은 것인데, 생포된 이 초병은 자신이 먹고 있던 빵을 독일병사에게 줬습니다. 빵을 받아먹은 독일병사는 갑자기 고마운 생각이 들어 초병을 풀어줬다고 합니다. 작은 빵조각이 독일병사의 마음을 흔든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심성입니다.
5년 전 자동차 세일즈맨에게 차를 구입했던 고객이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 수리를 부탁했는데, 세일즈맨은 수리는 물론 블랙박스를 부착해 줬답니다. 고객은 그 고마움으로 세일즈맨에게 다른 고객을 계속 소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단동조현상 이용하면 대세몰이 가능
사람들은 다수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한다. 이를 학술적으로 ‘집단동조현상’이라고 하는데, 기업들은 영리하게 사람들의 집단동조현상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인테리어 소품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숍인 코즈니는 계산대 8개를 2개로 대폭 줄여 계산대가 붐비게 했습니다. 매장 앞을 지나가던 시민이 그것을 보고 좋은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가게가 붐비는 것으로 착각해 매장으로 찾아들었다고 합니다. 친구나 고객에게 뭔가를 알리려고 할 때 자신의 의견이라 하지 말고 ‘모두’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자신의 의견이 아닌 ‘모두’라는 말을 붙이면 상대가 순순히 따를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것을 ‘여론 대세몰이’라고 합니다.”
장정빈 박사는 성공적인 인간관계, 그리고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말과 행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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