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농산물 알리고, 농가 시름 더는 착한 소비로

재난 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농산물 유통망 구축 필요성 제기돼

>> 신선 농산물 유통의 온라인 채널 확산 기폭제 되나?

경기도 광주의 김영지 씨는 지난 23일 온라인을 통해 경기도의 친환경꾸러미 농산물을 구입했다. 경기도 학교급식에서 사용될 농산물이지만 개학 연기로 인해 농가들을 돕기 위해 꾸러미로 나온 채소들이다. “친환경 재배 농산물이라니 안심이 되고, 학교 급식에 어떤 농산물이 들어가는지 직접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신선농산물 온라인 주문은 처음인데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4월6일로 또 연장됨에 따라 학교 급식 시기에 맞춰 농산물을 재배해온 학교급식 계약재배 친환경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저장성이 떨어지는 엽채류인 시금치‧ 대파 ‧근대 등은 웃자라 갈아엎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와 지자체에서는 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공동구매 캠페인, 온라인쇼핑몰과 대형유통업체 등을 통한 판매촉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중인데 이참에 온라인 판매가 농산물의 새로운 유통구조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친환경 계약재배 농가를 돕기 위한 각 지자체의 노력을 보면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를 비롯해 경기도 농정해양국과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등에서 학교급식 계약재배 농가를 돕기 위해 팔 걷고 나서 공동구매와 온라인 판매전을 펼치고 있다. 공공기관이 중심이 된 친환경 딸기 공동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친환경농산물꾸러미 온라인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지사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착한 소비에 동참해 달라’며 적극 홍보해 힘을 보탰다. 지난 23일부터는 근대, 오이, 대파 등 엽채류 위주의 11개 품목을 담은 4kg짜리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와 백미와 잡곡세트를 네이버스토어 든든상회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전라남도는 개학 연기로 학교 급식 공급이 어려운 친환경꾸러미 8종을 비롯해 총 175개의 신선하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6%에서 49%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전남 온라인쇼핑몰 남도장터(www.jnmall.kr)를 통해 다음달 10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은 그 전해에 사전 품목과 수량이 계약돼 재배되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같은 재난이 닥쳤을 때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당장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판매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힘들고, 겨우 로컬푸드직매장 등을 통해 판매할 수 밖에 없었다.

정부와 농협 지자체 등이 나서 온라인 판매를 적극 지원하게 된 이유다. 물론 피해 규모에 비해선 근본 대책으론 미흡하단 지적들도 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농산물 구입을 온라인을 통해 경험해 본 소비자들의 꾸준한 이용의 증가도 점쳐볼 수 있다. 물론 재난 시에 서로 돕는 착한 소비의 힘이 작용했더라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농산물 꾸러미 상품의 온라인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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