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코로나19가 농촌일상도 바꿔놨다

■ 전국의 농촌여성들이 전해 온 농촌 분위기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올 스톱됐다. 교육을 비롯한 모든 활동은 연기됐고, 농촌마을의 사랑방인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폐쇄됐다.
봄이 왔건만 코로나19로 여전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전국의 생활개선회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다.

<대구/경북>

▲ 대구 삼성생명과 동아백화점 앞에는 사람들 발길로 가득 찼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사람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마스크 끼고 농사 지어도 소비침체로 울상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경북과 대구지역은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돕기 위해 지역에 기부 행렬 등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경북도는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에 긴급 대응하기 위해 예비비·재난관리기금 등 자체 예산 105억 원과 정부에서 지원되는 국비·특별교부세 122억 원을 방역과 격리‧진단 등에 긴급 소요되는 곳에 신속히 집행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피해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경북 도시민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경북과 대구의 농촌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던 경로당은 사람의 발길이 끊긴지 이미 오래됐고 이웃간에 밥을 나눠먹었던 모습도 사라졌다. 

 

소비급감에 출하량도 ‘뚝’ 

한국생활개선경북도연합회 이진희 회장은 “지금 하우스 재배가 활발한 시기 인데 소비가 되지 않아 농업인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도매시장도 소비자가 없어 가격을 많이 내린 상태라고 들었어요. 코로나19 불안감 때문에 누가 나오고 싶겠어요. 에휴, 사람들이 나와야지 소비가 원활하던지 하는데...” 이 회장은 이어 “농업인들은 그래도 농사는 지어야죠. 농산물이 오늘, 내일 만들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작년 가을부터 준비한 것들인데 코로나19가 무섭긴 하 지만 농사를 안 지을 순 없잖아요.”
 

한국생활개선청도군연합회 이영희 회장은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가 미나리 제철이라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지역병원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가중돼 지역농산물이 외면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택배 박스로 바이러스가 전파될까 우려하는 소비자가 속출해 전국 각지로 배달되던 미나리 택배 주문까지 끊기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포함된 타액은 대부분 종이 상자에 흡수돼 몇 시간 지나면 죽기 때문에 택배 상자를 통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 말에도 사람들의 불안감을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금 미나리 농사는 거의 폐농 상태 라고 볼 수 있어요. 저도 생으로 미나리를 먹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이 말려요. 생으로 먹으면 코로나에 감염될까봐 불안하다나요. 그런데 돼지고기 구매율은 높아졌다네요. 가정에서 밥 해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도 있는데 돼지가 수입산이 많기 때문에 찾는다고 해요. 마을 분위기가 평소보다 싸늘하지만, 농촌이 밀집돼 있는 공간도 아니고 외부인과 접촉이 없어 오히려 농사에 매진하고 있는 분위기예요.”
 
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 이영옥 회장은 지난달 21일 대구를 벗어나 성주군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지금 피신했기 때문에 농사도 못 짓죠. 부회장도 2월 초반에 대구에서 벗어나 아들, 딸집 으로 피했다는데... 피신한 사람들은 대구에 내려오지도 못해서 농사도 짓지 못 해요. 농촌은 밀집된 공간이 아니라서 대구에 남아있는 회원들은 마스크 끼면서 농사를 짓고 있어요. 지금 대구는 완전히 텅 빈 도시에요. 대구에 식당 자영업을 하는 곳이 문을 닫아 거기에 납품 하던 농산물도 일절 못 들어가게 됐죠. 농협공판장 쪽으로 보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소비가 확 줄어들어 농업인들이 많이 힘들어해요. 또, 사람들이 대구 자체에 들어오는 것도 무서워 하고 대구에서도 사람 자체가 들어오는 것이 무서 워해서 인력수급도 원활 하지 않아요. 지금 다 문제예요.” 
 
농촌도 마스크 구입 힘들어
이진희 회장은 “농촌에서도 마스크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돼요. 농촌도 이런 지경인데, 도시는 얼마나 심하겠어요. 정부에게 말을 해봤자 해결되는 일도 없고, 특히 경북지역은 더 심각하기 때문에 행사자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이어 이영희 회장은 “전국이 모두 난리다보니 저희만 울상 짓지 못해요. 정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말을 하겠는데, 그런 상황도 아니니깐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 뿐이죠”
 
이영옥 회장은 “농촌도 마스크 하나 사려고 몇 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공급량이 부족해 못 산 사람이 많아요. 여기도 마스크 전쟁인데, 대구 도심에서는 얼마나 심하겠어요. 다음 주 제사가 있는데 걱정이에요. 사람이야 안 부르면 되는데 제사상은 성의껏 차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시장도 가지 못해요.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하니깐 문화생활도 못 즐기고, 농촌에는 자기 앞마당이 있어서 그나마 버틴다고 하는데, 아파트 사는 제 친구는 밖에 나가고 싶어 미쳐버리겠다고 하더라고요”
세 명의 회장은 빨리 코로나19 사태 가 진정이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간절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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