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양애순 부천시연합회장

▲ 양애순 회장은 현실의 어려움은 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며 희망의 포부를 밝혔다.(사진 왼쪽부터 박정희 부회장, 박미옥 수석부회장, 양애순 회장, 조영숙 총무)

도시라서 농업이 필요치 않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도시의 농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한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부천도 마찬가지다. 친환경 시민농장 확대, 상자·옥상텃밭 보급, 도시농업 관련 일자리 창출 등 나날이 변화하는 부천 도시농업의 또다른 축인 한국생활개선부천시연합회. 양애순 회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부천이 제일 좋아요
“전남 순천이 고향이에요. 남편 직장 때문에 부천으로 오게 됐는데 이젠 여길 떠나 살 수가 없을 만큼 정이 듬뿍 들었어요. 성남에 6개월 정도 산 것 빼면 30년이 넘는 세월이네요. 아무래도 생활개선회라는 존재가 그 이유 중 하나일 거예요.”

60여 명의 회원이 가입된 부천시연합회 규모는 작은 편에 속한다. 회원수는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인구 83만 명의도시 부천에서 여성농업인 단체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많지 않아 양 회장의 고민이 크다.

“코로나 때문에 연시총회도 미뤄졌는데 다시 개최되면 그때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끝장토론이라도 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답을 찾아야겠죠.”

양 회장 이외에도 총무 1명과 2명의 부회장으로 임원진이 꾸려진 부천시연합회. 임원들은 양 회장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날도 양 회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임원진들은 지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정희 부회장은 “양 회장과 함께 생활개선회에 가입했을 때 최연소 회원이었어요. 근데 세월이 어느새 흘러 회장과 부회장이란 위치에 오르니 격세지감이란 말을 실감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미옥 수석부회장은 “물론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농업기술센터가 없어 셋방살이하는 것처럼 교육이나 행사할 때마다 장소 확보가 힘들어요. 신입회원 확보도 힘들고요. 무언가 돌파구는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다들 가지고 있어요”라는 의견을 밝혔다. 조영숙 총무는 “요즈음은 혼자 벌어서 살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부부가 같이 벌어야 하니 직장생활하는 여성이 많고, 자연스레 생활개선회와 같은 단체활동에 올인하기 힘들죠. 그래서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양 회장과 임원진 모두 부천이 살기 좋은 곳인 건 틀림없지만 도시라는 특성상 생활개선회 활동의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밝혔다.

격세지감 부천
양 회장이 이곳에서 살아온 세월만큼 부천은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어딜 가도 논밭을 볼 수 있었던 부천은 이젠 오정 일부만 빼곤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완전 신세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양 회장.

그래도 부천만의 농업을 이어가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오정동 친환경쌀 재배단지에서는 모내기철이면 가족단위 체험행사가 열린다. 모내기 체험부터 풍물놀이, 우렁이 방사, 승용이앙기 체험, 논 달리기, 쌀 시식회 등의 행사가 펼쳐지는데 부천시연합회는 정성스레 차린 음식을 내놓는다. 600명 선착순 모집인데 금세 차버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오정텃논에서는 가을이 되면 낫으로 벼를 베는 수확체험도 있어요. 우리 단체도 빠지지 않고 항상 참여하고 있어요. 자연에서 가족과 함께 수확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농업이 힐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부천에서 농업이 사라질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요. 그래서 생활개선회도 계속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생겨요.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고 우리 스스로가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