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코로나19로 인한 농촌마을 현장은...

고령농 많고 병원 먼 농촌, 감염병에 더 취약

•경로당·마을회관 폐쇄…“집에만 있자니 우울”
•영농교육 연기로 농사 차질 있을까 걱정 많아
•5일장 휴장으로 장보기 불편·농산물 판매 타격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되고 전국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도시보다 인구 밀도가 적고 자연 환경이 좋아 걱정을 덜하던 농촌 마을에서도 영농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럴 줄 몰랐지요. 코로나19 발생 초기엔 이곳 어르신들이 도시에 나간 자식들 걱정뿐이었는데 이젠 농촌마을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아서 모두들 조심하는 분위기죠.”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유연숙 정책부회장은 거주하고 있는 정읍 마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농촌 지역은 도시에 비해 코로나19의 안전지대로 여겨졌지만, 코로나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고령농이 많고 병원까지의 근접성이 떨어져 감염병에 걸리면 더 위험하고 확산 되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식사도 같이 하시며 재밌게 지내셨는데 많이들 답답해 하셔요. 더구나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도 많아 외로워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평소 시간 날 때마다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말벗을 해드리고 음식을 차리는 등 봉사해온 유 부회장은 마을회관마저 굳게 닫혀 오갈 데가 없어진 어르신에 대해 ‘알아서 스스로 격리된 상태’라며 염려했다.

잠시 이웃을 방문할 때도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된 것은 농촌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마스크를 착용 안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며 농촌 마을의 높아진 시민의식을 전했다.

“코로나19 예방에 대해 마을방송도 계속하고, 뉴스에서 온통 그 얘기뿐이니까 어르신들도 서로서로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하며 생활 하고 있어요.”

농사 잘 지으려면 교육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경칩이 지나 본격적 영농철인데 코로나19로 농업기술센터 등의 영농 교육이 연기되거나 중단돼 올 한해 농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품목별 교육, 새로운 기술 습득과 신품종과 특수 작물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을 고용하는 농가에선 이들에 대한 관리도 걱정거리다. 경남 합천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한 농장주는 “외국인근로자가 코로나19로 불안해 하며 자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해 전체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안하던 아침 조회를 하며 교육하고 있다”며 인력 수급을 걱정했다.

지역 경제도 위축되고 있다. 대부분의 농촌지역의 5일장이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외지에서 장터로 와서 물건을 판매하는 외부상인의 통제를 위해서지만, 이곳서 장을 보는 주민들에게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고, 장날에 농산물을 파는 농민도 손해가 많다. 전국 특산물이 집결하는 과천의 바로마켓과 서울의 상생상회도 휴장에 들어가 이곳 입점 농가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농업·농촌의 특수성을 감안해 방역체계 구축과 농작업 차질 등의 영농문제 해결에 정부의 적극적 대책이 마련돼야 해요. 물론 어려울 때 서로 돕고 돌보던 우리의 문화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더 잘 발휘되도록 농촌여성들도 용기를 내겠습니다.”

유연숙 부회장은 농촌 현장의 요구와 각오를 동시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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