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입맛이 없어 통 음식을 못 드신다는 아버지를 뵈러가려 하니 극구 오지 말라시며 오히려 내 걱정을 하신다.

“올 거 없다. 사람들 많은데 가지 말고 다들 조심해라”

전화 목소리가 영 힘이 없으셔서 마음이 더 편치 않았다.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강력한 백신으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실천이 강조되고 있다. 모임을 피하고 행사를 멈추는 등 사람과의 만남을 피해 전염성 질환의 전파를 막는 방법이다. 사람과 세 걸음 떨어져 있기,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공간에 오래 있지 않기, 마스크 쓰기 등이 구체적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가뜩이나 온기가 사라져 간다는 우리 사회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더 각박해지면 어쩌나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지만 기우였다.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이들과 잘 놀아주기, 친지들에 전화하기, 앨범 보며 사람들 추억하기 등 사회적 거리는 넓혀져도 개인적 거리와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들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바쁘게 달려온 시간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로 인한 이 비상 시국에 “모든 국민들이 마치 큰 비나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제안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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