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으로오세요 - 전북 완주‘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시골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동상면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는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의 아이들이다.

▲ 전북 완주군 동상면에 있는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며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운다.

유학생들, 정서함양과 생명존중 배워

올바른 식생활교육으로 심신치유 기능도

전북 완주군 동상면에 위치한 열린마을농촌유학센터는 2013년에 농림축산 식품부로부터 지정됐다. 이전에는 학교에 적응을 못 하거나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의 쉼터 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인원 제한 등으로 그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나이의 18명 아이들과 이들에게 ‘엄마’라 고 불리는 센터장, ‘아빠’라고 불리는 사무국장, 농사 선생님 등 7명의 선생님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 대신해드립니다

가족끼리 모여 식사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밥상머리 교육이라 불리던 가정교육이 간과되는 현실이지만 농촌유학센터는 인성교육이 가장 우선순위다.

여러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도 할머니(열린마을 청소년문화 연구회 대표)에게 문안 인사하기, 마무리시간에 감사 인사 나누기, 다이어리 기록하기 등은 꼭 실천하며 아이들의 언어교육, 예절교육에 힘쓰고 있다. 또한 선생님과 일상 속에서 편지를 주고받는 편지쓰기 교육은 “언어교육뿐 아니라 유대감형성이라는 정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임진희 센터장은 말했다.

농촌에 유학 온 만큼 아이들은 농사일에도 열심이다. 농사교사가 따로 있어 농사를 통해 많은 것을 전달하려 한다. 학생들은 자기만의 텃밭을 가꾸고 농작물을 기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기른다.

농사는 식생활교육과 병행해 편식습관도 개선하고 있다. 임진희 센터장은 “가공제품을 무조건 못 먹게 하지는 않는다. 다만 몸에 좋은 음식과 입에 좋은 음식으로 나누고,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입에 좋은 음식을 준다”며 식생활교육의 노하우를 설명했다.

동상면에 찾아온 귀염둥이들

폐교 직전까지 갔던 마을의 동상초등학교는 농촌유학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활기를 찾았다. 마을에도 활력이 돈다. 그만큼 센터 아이들은 동상면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다.

전국 각지에서 오는 아이들은 특성이나 환경도 다양하다. 수도권이나 제주, 바다 건너 일본에서 오는 친구들도 있고 부모님의 교육관으로 오게 된 친구, 돌봄이 필요해 온 친구, 건강문제로 온 친구 등 유학하게 된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따라서 입소 전 신중한 결정을 위해 충분한 상담과 살아보기 체험이 이뤄진다. 임 센터장은 “유학센터에 입소 전에 2주간 살아보기 체험이 있다. 부모와 떨어져 적응할 수 있을지, 유학을 원하는 게 맞는지 등 살아보고 판단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학부모와의 상담도 여러 차례 이뤄진다. 임 센터장은 “학부모들이 부모와 분리돼 아이들이 느낄 외로움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한다”며 “그러나 막 상 울타리 안에 있어도 부모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라는 호칭을 쓰는 것 또한 아이들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위함이다. 임 센터장은 “엄마, 아빠라고 불리는 만큼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아이들

농촌유학센터에서는 아이들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동안만 휴대폰을 만질 수 있다. TV 시청은 하루 30분 이내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PC에 익숙한 세대인데 너무 심심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임 센터장은 “도시에서 아이들이 휴대폰만 하는 이유는 휴대폰 없이 놀 공간과 환경이 안되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은 이곳에서 상추를 키우고 산에 오르며 개미를 관찰하기도 하는 등 휴대폰 없이도 할 게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자연 속 공동체 생활은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이다. 현 입소생 중 5명의 학생이 아토피에 호전을 보였고 비염을 앓던 7명의 친구도 건강한 모습을 찾았다고 한다. 이외에 2018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입소한 친구 또 한 상담을 통해 꾸준히 심리치료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발전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제 동상면은 주말이면 유학센터 학부모들로 북적인다. 특히 체육대회나 학교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들까지 모두 모여 북적이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임 센터장은 “옛날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느낄 수 있었던 정겨움을 아이들 이 우리 센터에서 느꼈으면 한다”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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