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코로나19로 인한 농업분야 영향과 대책은?

▲ 서울 양재동 지하 꽃시장에는 졸업식·입학식 취소와 축소 파장으로 찾는 손님이 드물어 썰렁하기만 하다. 지난해 비해 1/10로 손님이 없다는 게 이곳 상인의 증언이다.

화훼·농산물 소비위축, 농촌관광 침체…특단 대책 필요

#“집 밖은 위험해”…경제 ‘꽁꽁’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9일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 비상시국이란 인식 하에 가능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 투자·소비 활성화에 나서라”고 밝혔다.
경제전반에 수출 수요 감소, 부품 수급 등 공급의 어려움까지 겹쳐 정책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자체 주관 축제 행사와 각종 단체 모임과 집합교육 등이 취소나 연기돼 지역경제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현재 일상생활 속의 코로나19 감염이 현실로 나타나며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사람들이 어울리는 것조차 피하다보니 외식 부문의 피해도 크다.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할인율을 현행 5%에서 10%로 상향해 위축된 경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월 50만 원인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의 상향을 검토하며 소비위축 타개책에 골몰하고 있다.
농업 분야도 피해 최소화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농업분야에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점검이 필요한 분야는 화훼, 외식, 농촌관광, 외국인근로자 대책 등이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 피해 대응을 위해 이미 지난달 30일 농업분야 피해 대응을 위한 T/F를 구성해 분야별 영향과 업계 애로사항을 주기적으로 점검·대응하고 있다.

# 외식 감소…농산물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배달문화와 편리한 반조리식품 등 가정간편식이 식탁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은 가장 타격이 심한 부문에 속한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쇼핑·관광지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 감소의 영향이 컸으나, 최근 지역 상권 전반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점심시간에 손님이 많던 식당조차 썰렁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와 이동경로가 발표되면서 이들 지역 인근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한 교민의 격리 장소였던 아산 인근의 온천 관광지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외식분야의 소비 위축은 채소류와 축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모임의 단골메뉴인 고기류와 쌈채류, 파, 마늘, 무 등의 가격이 폭락했다.

aT kamis(농산물유통정보)에서 조사된 19일 채소류 소매가격 평균 동향을 보면 무 1개가 1928원으로 전주에 비해 또 267원 하락했고 배추는 1포기에 4315원으로 45원, 대파 1kg은 2158원으로 37원 하락하는 등 지난주에 이어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대파의 소매 최저가는 990원, 최고가는 3160원으로 평년 최저값 2543원, 최고값 5025원의 반 토막에 불과하다.

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단체급식 수요도 줄어들게 된 것도 농산물 소비 위축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외식업 지원 차원에서 정부·지자체 구내식당 휴무제는 직영 주2회, 위탁 주1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외식업체에 운영자금 지원 규모를 기존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리고 지원 금리도 2.0~3.0%에서 1.5~2.5%로 낮췄다. 또 여러 외식 업체들이 단체로 공동구매에 나서면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식재료 공동구매사업’을 조기에 집행해 경영 부담을 완화한다.

화훼 살리기, 공공부문 주도 언제까지?

일시적 아닌 지속적 가격지지 대책 나와야
농업 분야 피해는 화훼, 특히 절화의 피해 상황이 크다.
화훼 소비는 1~3월의 졸업과 입학식 등 행사의 꽃다발용 소비가 많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졸업식과 입학식 취소와 간소화 영향으로 꽃다발 판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찾은 양재동꽃시장의 풍경은 꽃 소비 위축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곳 상인들은 평년 같은 시기에 비해 손님이 1/10은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화훼공판장 내 여명플라워 추영신 대표는 이런 소비 부진에 대해 “어쩔 수 없지 않냐”며 “절화는 예민해 시간이 지나 팔리지 않으면 모두 처분해야 하지만 항상 준비는 해두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더욱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꽃값이었다. 1월말과 2월초까지 절화 도매가격이 지난해의 절반가격이었으나 2월 둘째 주 들어 도매가격은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화훼사업센터의 자료에서도 나타나, 지난해 2월 일평균 2만5600단 정도였던 장미 출하량은 올해 1월 2만1500단, 2월5일 기준 1만5600단으로 감소했다가 같은 달 14일 기준 2만100단까지 회복됐다.
이에 따라 장미 가격도 지난해 2월 1단당 8211원이던 것이 올해 1월엔 6903원, 2월5일 기준 4882원까지 하락했다가 2월14일엔 8728원으로 회복했다. 발렌타인데이의 영향과 아울러 둘째 주에 발표된 정부의 화훼산업 대책으로 공공부문의 꽃 소비활성화로 꽃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화원 등 판매처에선 더 불만스럽다고 토로한다.

추영신 대표는 “꽃 가격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일부러 꽃을 사러왔는데 꽃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평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김영란법 시행 후 꽃 판매 부진이 줄곧 이어진다며 “김영란법이나 없애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한 화훼분야 대책으로 공공부문 소비를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판촉을 통해 소비 활성화를 지원하고, 화훼농가에 대한 자금 지원 강화 방침을 내놓았다.

농식품부 및 유관기관, 농협·산림조합 등 21개 기관에서 사무실 화훼장식인 1Table 1 Flower를 권장하고, 특판행사 등 270만 송이를 2~3월 중 집중 구매하게 된다. 온라인몰·홈쇼핑·편의점 활용 판촉 등 온·오프라인 판매를 촉진해 일상생활 속에서 손쉽게 꽃을 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화훼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출하선도금 금리를 1.5%에서 1%로 낮춰주고 300억 원 규모의 농업경영회생자금도 제공하는 등 정책자금 지원을 강화한다.

# 농식품 수출·수입 영향은?
농식품 수출에도 타격이 있었다.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를 연장했던 탓에 2월 둘째 주 기준 대중 수출액은 누적 785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8% 감소했다. 신선 식품이 26% 크게 줄었고 가공 식품 수출도 4% 위축됐다. 1월 마지막 주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국산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을 끌어내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내 항만·물류 시스템이 마비되고 소비도 주춤해 국산 농식품 수출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국내·외 수출상담센터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수출 애로 관련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현지에서의 유통망 개척이나 판촉 사업을 위한 지원 조건을 완화해 수출업체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에서의 차질이 지속될 경우 해외공동물류센터를 추가 지정하고 냉장·냉동 운송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대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부진해 가격이 오른 채소도 있다. 당근은 전체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당근 수입량이 반 토막 나면서 시장 당근 값이 오르고 있다.
신선농산물과 화훼류는 가격의 등락폭이 워낙 커서 농가에서도 그리고 소비자들도 효율적으로 사먹고 즐기기 어렵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와 소비자들의 몫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 경제 침체 속에  정부는 이번엔 공공부문 소비까지 확대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 가격 지지책으론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에 지난 18일 김영록 전남지사는 실국장 회의에서 “마늘·양파 등 급락을 거듭하는 농산물의 가격안정 대책을 전남도가 직접 만들어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자”며 지역현장에 맞는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 마련을 지시해 눈길을 끈다.
걱정 없이 농사 지을 수 있는 환경,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농산물 소비대책으로 꽁꽁 언 소비만큼 얼어 가는 화훼농가를 비롯 농민들의 마음을 녹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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