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의 진화 어디까지

▲ 연속추출 기능이 추가돼 핸드드립 커피 세 잔을 5분 안에 내릴 수 있다는 ‘바리스2.0’

로봇이 카페에도 등장했다. 차를 마시고, 대화가 오가고, 음악을 감상하다 사색에 잠기기도 하는, 이 지극히 인간적인 공간에서 로봇의 역할은 무엇일까.

원두 특성에 맞게 바리스타 로봇이 핸드드립
말차라떼 제조과정에 세계 최초 격불로봇 ‘말로’ 활용

숙련된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
서울시 강남구 N타워에 위치한 카페 라운지 엑스에서는 ‘바리스’가 커피를 내리고 ‘팡셔틀’이 디저트를 서빙한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로봇과 디저트를 전달하는 서빙로봇이다.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는 갈아진 원두를 커피 드리퍼에 올리면 저장된 핸드드립 기능으로 커피를 내린다.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원두를 갈아 올려놓거나 남은 찌꺼기를 치우는 정도다. 그렇게 약 2분 30초 시간에 한 잔의 커피가 내려진다.

라운지 엑스 강두호 매니저는 “보통 바리스타가 한 잔의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 때 최소 4~5분이 소요된다. 게다가 핸드드립커피 한잔을 위해 주전자를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능을 로봇이 함으로써 물리적인 노동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커피의 맛을 일정한 퀄리티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바리스에 저장된 핸드드립 기능은 원두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원두 에티오피아 모모라는 1차 추출을 할 때 원두가 가진 산미와 향미가 가장 많이 추출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모모라를 내릴 때는 초반 물줄기를 굵고 빠르게 움직이는 드립방식이 적용되며 고급원두인 게이샤같은 경우 원두의 복합적인 맛을 뽑기 위해 디테일하게 드립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외에도 원두마다 온도나 물을 붓는 양이 다르다.
최근 바리스는 그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속도와 맛, 효율성 측면에서 더욱 개선됐다.

▲ 디저트를 손님자리까지 서빙하는 로봇 ‘팡셔틀’

강 매니저는 “사람은 커피를 내리면서 뜸 들이는 시간 동안 다른 커피를 내릴 수 있지만 이전에 바리스는 커피 한잔을 모두 내린 뒤에야 다음 잔을 내려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최근 연속추출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라운지엑스에서는 서빙로봇 팡셔틀이 디저트를 손님자리까지 전달한다. 전체 매장 구조를 이미지로 그린 후 목적지를 표시해 장애물을 피하면서 배달하는 ‘맵핑’이 그 원리다. 그러나 사람들이 테이블을 옮기거나 위치가 어긋나는 경우 위치를 인식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고한다.

강 매니저는 “고객들에게 디저트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더욱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현재 그보다는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점이 훨씬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 말차음료 제조과정에서 격불을 담당하는 격불로봇 ‘말로’

세계최초 격불 로봇, 말로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위치한 카페 슈퍼말차 성수에는 세계 최초 격불 로봇인 ‘말로’가 있다. 말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차완(찻종지)에 가루가 잘 풀리도록 젓는 기구인 차선을 빠르게 움직여 거품을 내는 격불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격불 로봇인 말로가 이 기능을 한다.
각각 음료의 섬세한 제조는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말차 음료의 첫 번째 과정인 격불은 전적으로 말로가 맡아 동일한 맛을 구현한다.

슈퍼말차 성수점의 김윤하 매니저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동작을 대체해 편리하다”며 “로봇이 격불을 하고 있을 때 동시에 음료베이스를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모든 과정은 하나의 버튼으로 이어진다. 말로에 차선이 장착돼 약 20초간 빠르고 섬세하게 원을 그리며 격불을 하고 이 과정이 끝나면 차선을 물에 헹궈 세척까지 자동으로 마무리된다.
다도 문화에서 발전한 격불 과정은 명인들의 섬세하고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해 맛의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말로는 일정 속도와 정교한 각도를 동일하게 수행해 모든 음료의 맛과 품질이 동일하게 만들어진다고 한다.

▲ 유기농 보성 말차와 천연 감미료로 단 맛을 낸 슈퍼말차 성수점의 슈퍼말차라떼

지난해 10월에 오픈한 슈퍼말차 성수의 모든 음료는 유기농 보성말차와 천연감미료로 단 맛을 낸 건강음료다. 인기 메뉴는 슈퍼말차 라떼, 대표 메뉴는 말차라떼에 호박크림이 올라간 그랜드말차라떼다.
김 매니저는 “차 문화가 기성세대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현대에 맞는 음료 레시피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차 경험과 콘텐츠를 확장해 차 문화를 대중화하는 것이 슈퍼말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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