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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고 싶어요…■ 이색탐방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강수원 기자  |  suwon55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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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1  13: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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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0여 명 명패가 있는 추모 벽. 현재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는 19명이다.

30주년 맞은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모금 활동 통해 시민들 기금으로 박물관 세워

살아생전 “나비가 되어 훨훨 온 천지 세계로 날아다니고 싶다”고 말했던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지 일 년이 흘렀다.
할머니 추모 1주기를 맞아 지난 11일부터 추모전 <나비의 꿈>을 열고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찾았다.

   
▲ 지하전시관으로 향하는 석쇄길, 길에서 들리는 전쟁포화 소리가 공포스럽다.

# 건립에 9년이라는 긴 세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서울 연남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있다. 박물관 설립에 뜻을 모으고 설립하기까지 9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세워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부지를 마련하는 것부터 녹록지 않았다.
박물관의 김고은 학예사는 “처음엔 서대문 형무소 근처나 독립공원의 부지를 받아 설립하려고 했지만 일부 시민들의 반대로 돌아돌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 5월5일에 개관한 박물관의 시작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지였다. 할머니들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기억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세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기업이나 정부의 후원은 일절 없이 모금 운동을 통해 시민기금으로 세워진 박물관에는 전시 여성 성폭력은 외교를 넘어 인권문제라는 점을 강조해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관람객들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담장에 할머니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걸어 놓을 수 있다.

# 역사문제이자 여성의 인권문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한다. 전시물은 유물도 있지만 대체로 패널 위주의 상영전시,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든 예술품들로 꾸며져 있다.
전쟁포화 소리와 거친 돌이 구현된 쇄석길을 따라 내려가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볼 수 있는 지하 영상실이다. 영상은 다섯 분의 할머니가 매주 바뀌며, 관람 티켓을 통해 주인공 할머니를 확인할 수 있다.

김고은 학예사는 “지하의 어둡고 좁은 공간을 통해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세상과의 단절, 역사의 무게감을 느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후 전시체제 하에 국가적 성폭력범죄를 저질렀다. 조선의 여성뿐 아니라 세계 각지 식민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일본군 위안부제도가 그것이다. 2층에 있는 역사관에서는 일본군의 문서와 관련 자료를 통해 국가범죄로서 위안부제도의 실체를 보여준다.
운동사관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으로 이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며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김 학예사는 “이 문제는 과거사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의 문제”라며 “운동이 시작된 지 3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운동을 상징할 수 있는 수요시위까지 이제는 하나의 역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군대에 의해 피해 당한 여성들의 증언전시도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1964년 베트남전쟁 당시 파견된 한국군대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베트남 여성들의 증언을 볼 수 있다.

김고은 학예사는 “전쟁의 상황에 따라 우리는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도 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쟁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기획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세계 분쟁지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성 성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전시 여성 성폭력은 과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물관의 1층에 오늘날 전쟁 속에서 고통받는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가 있다.

# 그들을 잊지 않는 방법
특별전 <나비의 꿈>은 서울 마포구의 시민예술가들끼리 모여 만든 마포시각예술커뮤니티에서 기획한 전시다. 이전에 전시회에서 전시한 작품 중 소녀상을 재해석한 그림이나 조각품처럼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관련된 창작품 23점을 모아 김복동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한다.
김고은 학예사는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통해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비극을 기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행동으로까지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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