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안연숙 원주시연합회장

▲ 안연숙 회장은 삼토사상의 발상지 원주에서 회원들과 함께 올해도 힘찬 활동을 다짐했다.

원주 삼토사상이 농업인의 날 효시
“도농상생보다 농도상생이 맞다고 봐요”

삼토사상의 발상지 원주
11월11일은 농업인 누구라면 아는 농업인의 날이다. 하지만 그 시작이 어디라고 묻는다면 바로 답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1964년 원주에서 시작된 ‘사람은 흙(土)에서 태어나 흙(土)에서 살다 흙(土)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순리의 삼토사상이 현재 농업인의 날로 변모한 것이기에 그 발상지인 원주의 의미는 작지 않다. 600여 명 회원과 함께 삼토사상을 여러 의미로 실천하고 있는 이가 바로 한국생활개선원주시연합회 안연숙 회장이다.

원주가 고향이라는 안 회장은 생활개선회 가입 15년 차다.
“일반 회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회장 자리까지 올랐으니 회사로 치면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장까지 오른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원주를 대표하는 농업인단체의 장(長)이 되고 보니 시야도 넓어지고, 특히 ‘여성농업인 삶의 질을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제일 관심사예요. 그래서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고민하죠.”

안 회장의 말처럼 회원들을 위해 오카리나, 다이어트댄스, 난타, 전통댄스 등의 교육이 진행되는 원주시연합회는 3월 수료식 겸 발표회를 연다. 여기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인 회원들은 각종 축제나 생활개선회 수련대회에서 응축된 끼를 분출한다. 그리고 향토음식·특산주·천연염색연구회 등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회원들은 강사나 사업체를 꾸려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교육이 큰 밑거름이 된 것이다.

농촌과 도시가 함께 삽시다!
지난해 10월 삼토페스티벌은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농업문화 체험, 먹거리존 운영, 다양한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했다. 원래 농업인의 날인 11월11일 열렸었지만 강원도 특성상 너무 추운 탓도 있었고, 추석 즈음에서 개최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으로 10월 초로 변경했다. 이 때 원주시연합회는 농가장터존에서 메밀전과 배추전을 팔았다. 쏠쏠한 매출을 올린 건 물론이고, 식재료를 원주에서 난 것 위주로 써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다.

“보통 도농상생이라고 하는데, 저는 농촌과 도시가 함께 사는 ‘농도상생’이 맞다고 봐요. 지난해 페스티벌은 ‘건강하게! 맛있게! 함께 즐기자’의 농도상생 로컬푸드가 주제였어요. 우리가 차린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도 좋았지만 원주의 식재료와 음식을 소비하면서 자연스레 지역경제와 우리 생활개선회도 도움이 되니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원주시연합회의 또다른 자랑은 플리마켓이다. 4~12월 첫째·셋째 금요일 원주시청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플리마켓은 회원들이 정성스레 가꾼 농산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리해 모인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은 일에 쓰인다. 지난해 연말에는 십시일반으로 모은 쌀과 플리마켓 수익금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장애인시설에 기부했다. 쌀을 기부한 건 소비촉진 의미도 있지만 의외로 가장 필요한 것이 쌀이라는 말을 들어서다.

“평균 20여 명 회원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에 내놓은 물건 가지수만 50종류는 될 거예요. 과일과 채소에 각종 청이나 말린 것 등 다 회원들 손을 거친 물건들이죠. 특히 조그맣게 농사짓는 회원들이 품질은 좋지만 팔기엔 양이 부족한 농산물을 팔 수 있어 다들 만족스러워 하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이니 이것만큼 좋은 장터가 어디 있겠어요. 이 정도면 농도상생장터라 부를 수 있지 않나요.”

흙에서 살고 태어나 다시 돌아간다는 삼토사상. 플리마켓은 원주에서 난 농산물이 원주에서 판매돼 그 수익금이 원주시민을 위한 일에 쓰이니 또다른 삼토사상이 구현되는 곳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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