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구독시대 – 농산물·전통주도 집에서 사먹는다

커피·미술품·와이셔츠·꽃·양말 등 ... 구독서비스 경계 무너져

구독서비스하면 신문이나 잡지를 떠올리지만 월정액만 내면 전문 소믈리에가 와인을 골라 배송해주고 거실의 그림이나 꽃, 소파도 주기적으로 바꿔준다. 신선식품은 물론이고 영양제, 전통주, 여성용품, 운동기구, 심지어 양말과 면도기에 이르기까지 구독 서비스의 확장세가 놀랍다.

구독경제 서비스는 크게 생활(의식주)와 취미로 분류할 수 있다. 의류와 생필품 구독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수요가 늘어난 분야다.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해 주거나(청소연구소· 런드리고·화이트위클리) 면도기,생리대 등 필수 소모품을 채워주는(와이즐리·해피문데이)업체는 이미 포화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달 미술작품을 대여해주는 핀즐, 오픈갤러리와 꽃을 서비스하는 꾸까, 블루미 그리고 영양제를 정기 배송해주는 필리 등이 대표적인 구독경제 업체다.

전통주에 관심 있다면 ‘술담화’

▲ 술담화는 한 달에 한번 계절과 절기에 맞는 전통주 2병을 보내준다

새해에 전통주의 맛을 다양하게 느끼고 싶다면 구독경제 모델을 전통주 시장에 도입한 전통주 구독서비스 ‘술담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술담화는 구독자가 매월 일정액을 지불하면 자사가 추천하는 전통주 2병과 안주가 담긴 ‘담화박스’를 배송하는 서비스다.

재미있는 점은 어떤 전통주가 올지 모르는 ‘랜덤박스’ 형태라는 점이다. 전통주와 함께 배달되는 카드에는 일률적인 술 소개가 아닌 특정 전통주의 맛과 즐기는 방법, 언제 어울리는 전통주인지 추천안주는 무엇인지에 대한 소개와 양조장이나 술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포함시켰다.

그래서 일까. 매월 3만9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지만 구독자은 1년 사이 2000명을 넘겼다. 술담화 이재욱 대표는 “음식은 항상 바꿔먹는데 술은 왜 매일 맥주와 소주처럼 한정된 술만 마셔야 하나. 전통주 종류는 2천여가지가 넘고, 가격대도 다양하다. 앞으로 술담화를 통해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농산물 서비스 강세        

     
 
▲ 정정중 대표는 그날 경매한 신선한 농산물을소비자의 밥상에 곧바로 배달한다.

장볼시간이 없는 맞벌이 가정,대용량 구매가 부담스러운 1인 가구, 홈 미식가들이 늘고, 좀 더 건강하고 질 좋은 농산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자재에 대한 구독도 여전히 강세다. 기존의 ‘꾸러미’배달과는 달리 다양한 제철 식재료 를 기호에 맞게 소량씩 주문할 수 있다. 특히 다년간 식자재 유통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져온 정중한 F&B는 일주일치 과일과, 채소를 ‘정중한 과일박스’, ‘정중한 채소박스’란 이름으로 배송한다.

구리 청과물 도매시장의 마당발인 정정중 대표는 그날 경매한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의 밥상에 곧바로 배달한다는 포부로 온라인 식자재 판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통마진을 대폭 줄이면서 소비자는 그날 경매한 신선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다.

양파, 버섯, 당근 고추 등 22개 채소 중에서 소비자가 직접 장을 보듯이 6가지를 고르면 1만 원, 10가지를 고르면 1만5000원에 신선한 야채를 담아 정기 배달하는 서비스다. 새우, 보리새우, 멸치, 다시마 등 건어물도 13가지 중 6개 품목을 고를 수 있다, 과일은 사과, 감, 배, 귤을 묶어서 4kg에 2만 원에 판매한다.

정정중 대표는 “로컬푸드나 산지에서 싱싱하게 생산되는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이런 농산물 정기구독서비스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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