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은 공부보단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

■ 연중기획 - 농촌여성들이여,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자~
: 청도군천연염색연구회 이명숙 회장

교육은 교육으로 끝난다면 그건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다. 특히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있어 교육은 핵심적인 발판임이 분명하다. 교육을 통해 어제보다 나은 나를 지향하는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이 2020년 핵심 키워드로 부상함에 따라 본지는 배움으로써 한 단계 성장한 업글회원을 소개한다.

▲ 이명숙 회장은 다양한 제품개발과 디자인개발을 위해 항상 연구한다고 한다.

취미로 시작해 공방 운영
자연의 아름다움과 숨결을 담은 천연염색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도군천연염색연구회 이명숙 회장도 바로 그런 이다. 그는 청도군에서 남녀 일상복과 정장, 천연염색원단 등을 판매하는 자연염색공방 ‘풀과빛’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제자연염색공모전 특별상,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천연염색지도사 1급을 취득하는 등 경력이 천연염색 색만큼 화려하다. 그런 화려한 활동에 비해 이 회장은 그저 묵묵히 자신이 좋아하는 천연염색을 옷감에 물들이면서 생활하고 있다.

청도군천연염색산업은 2001년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이 시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농촌여성들이 2003년 천연염색연구회를 결성해 활성화했다. 그 후로 청도군은 감물염색 전시관 개관, 천연염색 공방 공동 브랜드 ‘시설렘’ 설립과 청도반시패션쇼 개최 등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타이중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교류하며 해외로도 청도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

이런 연구회의 중심인 이명숙 회장은 처음부터 회장도 아니었고 공방도 운영하지 않았다. “20년 전에 취미로 스카프만 천연염색을 했어요. 그 당시에는 천연염색이 유행하지 않아 수업도 많이 없었죠. 그래서 책보면서 독학으로 천연염색을 배웠어요. 염색한 스카프를 주변사람에게 나눠졌죠. 그런데 주변 반응에서 ‘예쁘다’ ‘아까워서 못쓰겠다’ 등 좋은 반응을 보여줘서 힘입어 공방까지 운영하고 연구회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어떤 일이든 경험을 통해 배워

▲ 이 회장이 2018년 청도반시축제 때 물들인 한복들


공방을 차리고 천연염색에 몰두한 결과, 실력을 인정받아 천연염색 강의도 다닌다고 한다. 또한, 공방 뒤에서는 어린이와 외국인 상대로 현장체험학습도 운영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활동이 가능한 건 이 회장의 천연염색 경험 때문이다.
“제가 과거에 강의받을 때 선생님은 감물 천은 그늘에 널라고 했어요. 그런 데 햇빛에 색상이 날라가면 그게 옷인가 싶어 과감하게 햇빛에 널어놓고 밥 먹으러 갔죠. 밥을 다 먹고 와서 보니 감물은 날라가버리고 흰 천만 남아 있었어요.(웃음)”라며 천연염색은 경험을 통해 지식을 터득하는 거라고 말했다.

“공부를 통해 많이 배우는 것보다 스스로 해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에서 색이 나오는거라 생각해요.”
이밖에도 이 회장은 염색뿐만 아니라 옷에 대한 지식을 알기 위해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수강신청을 해 패턴 공부 등을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아무리 천연염색을 잘한다고 소문이 나도 자신이 모르는 점은 공부하고 경험을 통해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생님이란 이름으로
예전 이 회장의 남편은 큰 공장의 사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번 사모님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이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따라온다고. “처음에는 어색했죠. 매번 사모님, 누구 엄마 라고 불렸는데 이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워졌어요. 천연염색을 시작하고 나서 저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게 된 거 같아요.”
또한, 이 회장은 “천연염색을 안 했더라면 패션쇼나 해외에 가는 게 가능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천연염색덕분에 제 개인 전시전도 열게 되고 찾아와 인사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죠. 정말 천연염색을 안 했더라면 모두 있을수 없는 일이죠.”

환갑 지나도 천연염색 안 관둬
그는 천연염색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매번 꾸준한 노력과 아이디어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동안 염색천에 그림을 그렸지만, 이번에는 나뭇잎도 붙여 새로운 방식으로 천을 만들거나 패션 트렌드에 발맞춰 옷을 디자인하는 등 전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어 그는 “언제까지 천연염색을 할거냐고 많이들 묻는데 저는 스카프 한 장만 들 힘만 있으면 계속할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