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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날’ 제정은 자긍심 갖는 계기”■할 말 있어요-강원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신명순 의원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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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4  1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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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강원도는 전국 최초로 10월15일을 ‘여성농업인의 날’로 지정하는 여성농어업인 육성지원 조례를 개정했다. 농업·농촌의 핵심인력이지만 여전히 여성농업인을 보조자·조력자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는 계기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개정안을 발의한 강원도의회 농림수산위원회 신명순 의원(더불어민주당·영월)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여성농업인이 최고예요신명순 의원은 여성농업인이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여성농업인의 날 제정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법안 발의를 주도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여성농업인의 날 조례 개정안 발의
다용도 작업대·복지바우처 인상 등 여성농업인 정책 주도

-여성농업인의 날 제정은 의미가 작지 않다.
여성농업인이 농업인구 절반을 넘어선지 오래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가 대다수다. 강원도만 해도 2018년 기준으로 여성농업인이 7만7939명으로 남성보다 많다. 하지만 보조자, 조력자, 아낙네 정도로 보는 구태의연한 시각이 만연한 게 현실이다. 여성농업인의 날 제정으로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해 지위를 향상하자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11월25일 발의 후 불과 한 달 만에 개정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는데 여성농업인의 응원 덕분이 아닌가 싶다. 강원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게 됐지만 오히려 많이 늦었다는 생각도 든다. 우선 올해 10월15일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에는 농산물 가공·농촌관광·사회적 농업 등 분야의 우수여성농업인 시상과 여성농업인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릴 계획이다.

-왜 10월15일인가?
10월15일은 UN이 지정한 세계여성농업인의 날로 전 세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성농업인 비중이 이미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95년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식량농업기구(FAO)가 인류 먹거리 생산에 기여하는 여성농업인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안했다. 10월15일은 세계 쌀의 날이기도 한데 그만큼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뜻이기도 한 셈이다. 이걸 계기로 여성농업인 스스로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나라 성평등지수가 올라가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만큼 여성농업인의 날은 남녀의 차별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돼야 할 것이다.

-정치 입문과정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고향인 강원 영월에서 뜻하지 않게 지역구 도의원이 됐다. 30여 년 넘은 공직생활 막바지 공로연수에 들어가 실로 오랜만에 나만의 휴식시간을 가질 계획이었다. 심신이 너무 지쳤었기 때문이다. 쉬고 있는 와중에 예상치 못한 입당 제의를 받았다. 공직사퇴 마감일까지 계속 거절하다 결국은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영월 토박이로서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과 여성 정치신인이라는 참신성이 이유인 것 같다.

현재 농림수산위원회 소속인데 농업에 종사한 경험은 없다. 다만 영월군 무릉도원면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면사무소 인근에 오이와 토마토 하우스가 많았다. 한창 바쁠 땐 2시간도 채 못 자고 일하는 여성농업인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다고 이럴까’라는 생각에 오히려 힘을 내는 계기가 됐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을 소개해 달라.
영월만 해도 여성농업인들은 무슨 교육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은 저만치 가 있는데 남성농업인들은 과거에 머물러 가정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손뼉도 마주 쳐야 하듯 남녀가 함께 교육받아야 무슨 변화든 가능하다.

구체적으론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에 신음하는 여성농업인이 많다. 흔히들 농사를 속되게 말해 골빠지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 그런 고통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자부담이 있긴 하지만 다용도 작업대 1500대를 지원했는데 호응이 좋았다. 그래서 올해 다용도 작업대를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3000대를 지원한다.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도 12만 원이던 것을 20만 원으로 인상시킨 바 있고, 올해는 도비와 시군비를 합쳐 35억4500만 원이 편성돼 1만7725명이 혜택을 본다.

먹거리 홍수시대에 농산물이 아무리 좋아도 가공하지 않으면 계속 제자리다. 가공해야만 부가가치가 오르고, 여성농업인의 강점도 발휘할 수 있다. 배추만 해도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지만 절임배추는 안정적인 가격에 판로도 탄탄하다. 가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추도 벤치마킹할 수 있겠단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농가에서 고추를 직접 분쇄할 수 있는 소형분쇄기를 지원해 고춧가루를 비롯해 다양하게 가공한다면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 물론 고추가 아니더라도 소형분쇄기를 활용할 수 있는 품목은 무수히 많을 것으로 본다.

-여성농업인 지원이 여전히 주먹구구식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최문순 도지사에게 질의를 통해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했다. 확답은 못 받았지만 필요성에는 아마 공감했을 것이다. 이미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여성인력·여성복지·양성평등 3계로 구성된 농촌여성정책팀이 신설됐다. 제주도는 얼마 전 여성농업인 육성과 복지를 전담하는 여성농업인 지원팀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전담부서가 만들어지면 공무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생색내기, 곁다리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앞으로도 농림수산위원회 의원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여성농업인들이 최소한 골빠지는 일 없이 투입노동 대비 합당한 소득을 얻으면서, 최소한의 문화적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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