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희 칼럼 - 누리백경(百景)(126)

#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湖北, 호북)성 우한(武漢, 무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불과 한달 새에 아프리카대륙까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돼 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 국경이 폐쇄되고, 세계 상당수의 나라들이 ‘중국인 입국금지’라는 빗장을 내걸었다.

1967년 영국의 감기연구소에 의해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전파돼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불행하게도 아직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다.

# 지난 수세기 동안 인류는 기억하기도 싫은 끔찍한 대재앙 수준의 전염병들을 경험했다.-페스트·결핵·콜레라·천연두·에이즈·스페인독감·홍콩조류독감 등이다.

‘흑사병(黑死病)’으로도 불리는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면 감염된다. 1300년대 초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서 처음 발병돼 유라시아 대륙으로 들불처럼 빠르게 확산됐다. 이때 유라시아 대륙에서 총 7500만~1억 명이 사망했는데, 이로 인해 인구가 줄어들자 노동력이 부족해져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가 붕괴되기도 했다.

결핵은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이다. 18~19세기에는 낭만적이게도 ‘예술가의 병’이라고도 불렸는데, 철학자 데카르트와 칸트, 음악가 쇼팽, 작가 발자크, 도스토예프스키, <절규>의 화가 뭉크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1800년대 초까지 유럽인구의 4분의 1이 결핵으로 죽었다.

그리고 페스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어간 질병이 영국에서 발병하고 1817년 식민지 인도에서 만연한 콜레라다. 가난과 비위생적인 환경이 발병의 주된 원인이었다.
‘마마’라고도 불린 천연두는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감염성 질병’으로 보고됐다.

20세기에 약 3억~5억 명이 천연두로 사망했는데, 1796년 제너의 ‘우두’ 백신 개발로 예방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에이즈(AIDS, 후천성 면역결핍증)는 성 접촉에 의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르는 전염병이다. 1981년 발병 보고 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2300만 명 이상이 숨졌고, 감염자 3940만 명 중 44%인 1760만 명이 여성이며, 전체 에이즈 감염자의 절반은 흑인이다. 우리나라에도 에이즈 감염자가 1만2320여 명이나 있다. 저 유명한 영국의 팝그룹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 1950년대 미국의 미남 영화배우 록 허드슨이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다.

그 외에 1918년 발병해 세계적으로 2000만 명 이상이 사망(우리나라는 740만 명 감염돼 14만 명 사망)한 스페인 독감, 1968년 전 세계에 전파돼 100만 명이 사망한 홍콩조류독감 등이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집트의 세계적 바이러스 학자 무함마드 자키 교수(67)는 “야생동물을 먹는 식습관이 사라지지 않는 한 바이러스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번 우한 폐렴이 올 여름까지는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번번이 겪는 일이지만, 안이한 정부당국의 눈치보기식 대처며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방역매뉴얼… 등으로 오히려 국민 불안만 가중된다. 정신줄 바로 다잡고 ‘흐르는 물에 손 씻기’는 누가 먼저 해야 하나…? 답답해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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