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이병은 작가

100세 장수시대와 AI(인공지능), 로봇, 드론 등이 등장하는 무인자동화시대를 맞아 젊은이들의 취업이 어려운 게 요즘이다. 이에 아예 창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창업과 관련된 책을 쓰고 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는 이병은 작가를 만나 창업 성공의 비결을 알아봤다.

"철저한 준비와 굳건한 의지
확신과 자존감으로 창업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면
결국 성공을 이뤄낸다"

- 창업 관련 일을 하게 된 동기는?
저는 법원공무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은퇴 후 노후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주식투자를 하게 됐습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문 회장이 경영하던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이란 시계제조기업의 주식을 2008년 1주당 3000원을 주고 샀어요. 그런데 3000원이던 주가가 2년 반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주식 등락차트와 그래프를 살펴보는 것보다 등락의 원인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울, 부산 등의 백화점 내 로만손 매장을 수백 번 다녀왔죠. 매장을 돌면서 로만손 시계와 제이에스티나의 가방, 주얼리 제품 등에 대한 고객 반응, 회사의 성장과 가치, 기업주의 마인드를 분석하며 주식투자를 한 결과, 성공을 거둬 주식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 어떻게 하다가 창업에 관한 책까지 쓰게 됐나요?
제 아들의 골프 소질을 살려 훈련을 뒷받침해 KPGA 프로골퍼로 만들었습니다. 아들이 프로골퍼가 되고 군에 입대하는데, 그런 아들에게 말로 삶의 방향을 조언하는 것보다는 제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책을 쓰게 된 것이죠.
그리고 AI, 로봇, 드론, 사물인터넷 등 무인자동화시대가 도래하면서 로봇이 임금이나 보험, 휴가도 없이 밤낮으로 사람을 대신해 일을 하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 100세 장수시대에 인생 2~3막을 잘 맞이하자는 취지로 책을 쓰게 됐습니다. 법무사 개업을 서두르면서 말이죠.

- 책을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요?
주식투자를 하면서 주식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려고 많은 책을 봤습니다. 주식 관련 책뿐만 아니라 경제·경영에 관한 책도 500여 권이나 탐독했습니다. 법무사 개업도 기업경영의 일종이기에 실질적인 기업경영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데일리카네기교육과정에 등록해 교육을 받았죠. 이 과정에 60여 명의 CEO들이 가입된 학습동아리에서 주식투자와 경제, 경영 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인정받아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학습동아리회원들에게 매주 아침 6시30분에 사회·경제·역사·문화 등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동영상을 보여준 후 토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는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창업경영학과에 들어갔습니다. 대학원에서 창업 5년 만에 ‘언니구두’라는 브랜드로 연매출 100억 원을 바라보는 20대의 시스트에프엔씨 박세영 대표를 비롯한 쟁쟁한 CEO들과의 토의학습을 통해 기업경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감히 ‘창업, 4천5백 송이 포도나무 플랜으로 하라’는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 책 제목이 특이한데.
“전북 고창군 성송면에 포도농사를 짓는 희성농장 도덕현 대표가 있습니다. 이 농장에는 한 동의 비닐하우스 면적으로는 커버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큰 포도나무가 있습니다. 이 한 그루의 포도나무에서 4천500송이의 포도가 열립니다. 이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열리는 포도가 2000만 원에 판매됐다고 합니다. 이 포도나무가 40m 넘게 자랄 수 있었던 비결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뿌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했기 때문이랍니다.

쌀겨, 보릿겨, 버섯배지, 깻묵, 밀기울, 전복껍질가루, 콩비지, 대나무와 참나무 톱밥, 옥수수씨눈 등을 사용해 토양을 잘 관리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이죠.
도덕현 대표는 일본의 2천 송이 포도뉴스에 호기심을 갖고 포도의 유전적인 능력을 찾아 비료 시용에 주력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봅니다. 저는 도덕현 대표의 이런 선진기술 수용 노력에 감동해 책 이름을 ‘창업, 4천5백 송이 포도나무 플랜으로 하라’고 지은 겁니다.

- 창업을 하면서 중점적으로 실천해 나갈 경영수칙은 무엇인가요?
첫째, 철저한 준비와 굳건한 의지를 갖고 창업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실패와 불가능이란 말로 만류를 하곤 합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의지가 꺾이며 자신감이 살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성취의 경험을 되살려 확신과 자존감으로 창업에 나서야 합니다.

두 번째, 자신만의 이름을 지닌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고집을 갖고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야 브랜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전주의 ‘청학동버섯전골’ 식당은 많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수십 년간 고집스레 밀고나가 성공을 이룬 케이스인데, ‘대한민국 100대 음식점’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전주 소피아여성의원 두재균 원장은 자궁근종, 질염,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많은 진료분야 중 요실금 분야만을 파고들어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아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셋째, 소수 고객을 두려워말고 정성껏 모셔야 합니다. 입시전문교육기업인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은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거다’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그는 중간성적의 학생을 엉덩이 붙이기식 소수정예교육으로 10위권의 성적으로 수직상승시켰는데, 이에 밀려드는 학생들을 인터넷 강의로 수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기업가치를 1조5천억 원으로 만드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 끝으로 농업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이제 농사는 인력보다 로봇이나 드론 등을 활용하는 기계화농업에 힘써야 합니다.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의 농기계 임대사업을 잘 활용해 노동력과 임금을 줄여야 합니다.
기상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시설환경 제어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 도입에도 관심을 갖기 바랍니다. 요즘 태양광을 빌딩지하로 끌어들여 농사를 짓는 사례도 있습니다.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첨단농사와 농외소득을 창출해내는 머리를 쓰는 농사, 공부하는 농업인이 돼 행복을 듬뿍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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